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방 Dec 04. 2020

코로나로 답답하니까 랜선여행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합한 분들께 추천하는 '혼여'

코로나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여기저기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느새 회사생활 3년을 꽉 채워가는 내 친구도 마찬가지다. 1년, 3년, 5년마다 찾아온다는 직장인 번아웃을 친구도 피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럴 땐 국내 어디라도 다녀오면 마음이 좀 풀린다고 위로 했었는데, 그 사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됐다. 친구처럼 집에서 나날이 무력감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 예전에 다녀온 여행사진을 올려본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여행, 그것도 혼자만의 여행이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여행 스타일이 맞지 않는 친구와 장기간 해외여행을 갔다가 대판 싸우고 난 뒤 '혼여'의 소중함을 깨달았달까. 좋은 경치를 혼자 본다는 게 때론 아쉽지만, 내 마음대로 여행 동선을 정하고 때론 발 닿는 대로 움직이는 등 혼여만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특히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혼여'를 추천한다. 


여행지는 통영으로 정했다. 별 다른 이유는 없었고, 예전에 통영이 고향이었던 동료가 사온 꿀빵이 불현듯 생각났다. 서울과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고즈넉한 바다 풍경을 보고 싶었다. 싱싱한 회와 달콤한 꿀빵이 먹고 싶기도 했다. 금요일 저녁, 충동적으로 새벽에 떠나는 고속버스 표를 예매했다. 얼마 정도 머무를 것인지, 어느 관광지를 볼 것인지 정하지도 않은 채였다. 



난 여행지 첫날 가장 먼저 시장을 가곤 한다. 휴게소의 소떡소떡과 호두과자, 핫도그를 물리치고 오직 통영의 먹거리로 허기를 채우기 위해 버틴다. 그렇게 부랴부랴 찾은 곳이 통영중앙시장. 마음 같아선 한 상 거하게 차려먹고 싶었지만 혼자 여행에서는 힘들다. 그렇다고 회를 못먹는 건 뭔가 억울해서 물회 한 그릇을 시켜 뚝딱 비웠다. 


통영에서는 작은 회사도 떠서 드시길 추천한다. 회를 만 오천원어치 사서 숙소에 왔는데 두 끼를 배부르게 먹을만큼 양이 많았다. 다양한 걸 맛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전복죽, 생선구이, 생선전 세트 메뉴를 파는 맛집도 널려 있다. 

통영중앙시장에서 도보로 동피랑 마을과 서피랑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좁은 골목들이 마치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곳곳에 예쁜 벽화가 눈에 띈다. 맨 꼭대기로 올라가서 보는 마을은 장관이다. 동피랑 마을 꼭대기에 있는 커피숍에 앉아서 한참을 있다왔다. 

동피랑마을을 끝까지 오르다보면 나오는 곳. 연날리는 모습을 초등학교 이후로 참 오랜만에 본 것 같다. 

한참을 돌아다니고 숙소에 돌아와서 혼술을 즐겼다. 혼자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다보면 온 몸에 에너지가 충전된다. 

직장동료가 꼭 가보라고 추천해줘서 다녀온 이순신 공원. 집으로 돌아오기 전 시간이 남아서 잠깐 들렀는데, 안보고 왔으면 후회할 뻔 했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한 이순신 공원 풍경을 동영상으로 전해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마 한참 더 길어질 것 같다. 일단 눈요기부터 하고, 내년엔 꼭 다시 통영을 찾을 수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독립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