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주택을 매수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대출이다. 현명한 대출을 위해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역시나 금리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사실상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수요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대출을 실행하려는 차주뿐 아니라 대상주택의 가격이나 면적 등의 조건도 포함되기 때문에 지금처럼 집값이 급등한 시기에는 대출 진입장벽이 더 높아지게 된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 대표 상품 ‘보금자리론’만 봐도 주택 가격 6억원 이하라는 조건이 걸려있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본 콘텐츠 속 데이터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64.6%→28%, 5년새 보금자리론 가능 서울 아파트 급감
2017년 서울에서 실거래된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10만5116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보금자리론의 조건에 부합되는 6억원 이하의 아파트 거래는 6만7855건이었다. 전체 거래의 약 64.6% 수준이다. 2018년은 소폭 하락이 있긴 했지만 약 61% 가량의 아파트가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었던 시기로, 절반 이상이 개인의 조건만 부합한다면 저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에는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는 전체 중 약 43.9%밖에 되지 않았다. 1년새 20%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이어진 2020년도 역시 집값은 상승했고 이에 따라 20년도에 발생한 매매거래 중 보금자리론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파트는 약 38.8%에 그쳤다.
2021년은 서울에서 실거래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을 훌쩍 넘어버렸다. 거래절벽을 맞아 한해 동안 4만1997건이라는 아파트 매매거래가 발생했는데, 이 중 6억원이 넘지 않는 거래는 고작 1만1757건이었다. 즉, 작년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보금자리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파트는 약 28%뿐이었다는 말이다.
보금자리론? 10%도 못 받는 상위 자치구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편차가 생각보다 컸다. 2021년 기준 6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가 가장 적었던 곳은 성동구로 전체 1466건의 거래 중 38건만이 보금자리론의 대상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약 2.6%라는 극소수다. 용산구(약 6%), 송파구(약 7.7%)가 그 뒤를 이으며 한 자릿수를 기록했고, 많은 이들이 부동산의 중심으로 생각하는 강남구 또한 약 13.4%라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시세가 저렴한 도봉구(약 59.4%), 금천구(약 54.4%), 구로구(약47.6%), 노원구(약 44.6%), 중랑구(약 44.5%) 등에서는 6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서 주택담보대출 불가능한 고가 아파트 비율은?
2021년만 봐도 실거래가 평균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무려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계산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15억이 초과하면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걸리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서울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고가 아파트는 얼마나 될까?
작년, 서울에서 발생한 41997건의 아파트 매매거래 중 15억원을 초과하는 건은 6857건이었다. 약 16.3% 가량이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고가 주택이라는 말이다. 심지어 부촌의 아이콘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청담동에서는 100억이 넘는 매매거래도 다수 발생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 고마운 상품 보금자리론. 집값 상승으로 입지가 작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효율적인 상품임은 틀림 없다. 다만 최대 대출한도가 3억6천만원(미성년 자녀가 3명인 가구는 4억원)으로 제한되어 있는 만큼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하여 접근하는 전략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