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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방 Jun 13. 2019

부동산 초보를 위한
모델하우스 살펴보는 법

아차! 하는 순간 수박 겉만 거하게 핥고 끝날 수 있다

모델하우스를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느낀 개인적인 소감은 시장통이었다. 바글바글 모여있는 사람들, 뛰어다니는 아이들, 정장 빼입은 관계자들, 큼직한 스피커 노랫소리, 홈 큐레이터 안내 멘트, 커피머신 소리 등이 골고루 섞이면서 사람 혼 빼놓기 좋은 분위기로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부동산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 특히 2030 세대, 신혼부부들은 기껏 모델하우스를 방문해놓고선 인파에 휩쓸리다가 정신없이 나오는 경우가 꽤 많다. 눈앞에 필요한 정보들이 널려있는데도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 잘 모르다 보니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둘러보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부동산 초보를 위해 모델하우스를 어떤 순서로 봐야 하는지, 어떤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하는지 등을 정리해보려 한다. 찾아봐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긴 하지만, 또 생각보다 단순하니 한 번 알아두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모델하우스 방문하기 좋은 날



만약 해당 단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리고 꼼꼼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월요일, 화요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별공급이 아닌 일반 청약을 노리고 있다면 수요일까지도 괜찮다. 


보통 모델하우스는 금, 토, 일 내내 사람들이 몰아친다. 물론 이때 방문한다면 단지의 인기라던가 주 연령층을 파악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모델하우스 밖에도, 안에도, 상담석에도, 유니트에도, 카페테리아에도 줄이 있는 상황에서 차분히 살펴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모델하우스를 쾌적하게 둘러보기 위해선 주말이 지난 뒤에 가는 것이 낫다. 모델하우스는 월요일부터 미술관 부럽지 않은 차분한 분위기가 된다. 홈 큐레이터가 1:1로 붙어서 안내해주며, 번호표 뽑을 필요 없이 여유롭게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연차 하나로 꽤 많은 것들을 얻는 셈이다.


만약 주말밖에 시간이 안 된다면 오전에 가자. 보통 모델하우스는 10시에 문을 여는데 인기 단지는 9시 전부터 줄이 생긴다. 그런데 그렇게 줄을 서더라도 아침이 낫다. 오후는 ‘점심 먹고 한 번 다녀와 볼까’ 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다. 경품 이벤트를 하는 모델하우스도 있는데 보통 3~5시쯤으로 시간을 맞춘다. 그때는 동네 어르신들과 경품꾼들까지 더해지면서 인파의 절정을 찍는다. 그러니 주말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날만큼은 아침 일찍 일어나자.




모델하우스 살펴보는 순서



모델하우스를 보는 순서는 큰 범위에서 좁은 범위로 좁혀나가면 된다. 아파트의 입지 특장점을 알려주는 위치도를 가장 먼저 보고, 아파트 단지 구성을 알려주는 모형도, 세대별 내부 모습을 알려주는 유니트를 본 뒤 맨 마지막으로 상담석을 가면 된다. 


모델하우스를 다 둘러본 뒤 시간이 넉넉하다면 아파트가 지어지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사실 모델하우스는 아파트에 대해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모든 것들이 다 좋다고 얘기할 뿐 단점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파트가 지어지는 부지를 직접 방문해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아파트가 위치한 부지의 경사라던가, 동네 분위기가 어떤지는 모델하우스가 아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다. 모델하우스에서 말하지 않던 입지적 단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또한, 아파트에서 지하철역이나 초등학교까지 가는 길을 직접 걸어서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걸어서 5분’이라는 말이 경보와 비슷한 수준의 5분 일지, 끝없는 언덕을 걷고 걸어야 하는 5분 일지는 모르는 것 아니겠나.




모델하우스에서 확인해야 하는 것


먼저 위치도는 보통 모델하우스에서 가장 넓은 벽에 펼쳐져 있다. 위치도에서 확인할 것은 입지적 특장점, 즉 교통, 교육, 편의시설, 공원, 개발호재 등이다. 역세권, 학세권, 몰세권 이런 말들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다 미래의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 줄 단어들이다. 그러니 아파트에서 지하철역이나 초등학교가 걸어서 몇 분인지, 유명한 중고등학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얼마나 걸리는지, 앞으로 이 지역에 들어올 호재는 무엇인지 등을 골고루 살펴보자.


그다음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어떻게 들어서는지를 모형으로 꾸며놓은 모형도인데, 여기가 꽤 중요하다. 보통 아파트는 동마다 타입 구성이 다른 만큼 본인이 원하는 타입이 들어가는 동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해당 동이 아파트 출입구와 가까운지, 햇빛은 어느 방향에서 들어오는지, 주차장과 커뮤니티 시설은 어떻게 꾸려지는지 등은 꼭 살펴보자. 아파트 단지의 동간 거리나 녹지공간, 산책로 등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는 유니트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릴만한 타입을 2~4개 정도 추려서 실제와 같은 구조로 꾸며놓은 공간이다. 이때는 방의 배치, 복도의 길이, 거실의 넓이, 부엌의 동선, 수납공간의 배치, 화장실의 구성 등을 살펴보면 된다. 요즘에는 알파룸, 팬트리 등의 공간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럴 때 집이 어떠한 구조로 지어질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바닥, 부엌, 안방에 들어가는 자재라던가, 옵션형 가구는 어떤 것들이 들어오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사실, 유니트는 모델하우스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아파트를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서 청약 및 계약으로 이끌어야 하는 만큼 온갖 눈속임이 모여있는 곳이다. 일단 유니트의 가구는 일반적인 가구보다 작은 사이즈를 쓴다. 방이 넓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조명도 화사하게 끌어올리며, 인테리어나 액자도 빵빵하게 배치해서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최선을 다한다. 


거기다가 각종 옵션도 원래 있는 것인 마냥 배치한다. 발코니 확장은 타입에 따라 1000~2000만 원대 수준이며, 천정형 에어컨은 300~900만 원대, 현관 중문은 100만 원대, 안방 붙박이장은 300~500만 원대, 바닥 마감은 100만 원대 정도다. 주방에 빌트인 냉장고, 김치냉장고, 음식물처리기 등을 다 넣으면 1000만 원 조금 안 된다. 5천만 원에 육박하는 추가 옵션들이 마치 기본인 것처럼 들어서 있는 셈이다. 그러니 유니트에 ‘본 시공은 견본주택 연출용이며 본 공사 때는 다르게 시공됩니다’와 같은 안내말이 붙어있다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자. 


위치도, 모형도, 유니트를 봤다면 마지막으로 상담의 차례다. 상담석에선 계약과 관련된 얘기를 주로 하게 된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 이자 등 돈과 관련된 얘기부터 시작해서 전매제한, 계약일, 입주일 등을 다루게 된다. 또한, 아파트에서 주력으로 미는 타입이라던가, 예상 청약 경쟁률, 예상 청약 당첨 가점 등을 은근슬쩍 물어보는 것도 좋다. 또한,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보면 상담사들이 자세히 설명해준다. 모델하우스 열기 일주일 전부터 매일매일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니 믿어도 좋다. 




이처럼 모델하우스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사실 모델하우스는 말 그대로 사람들에게 아파트를 보여주기 위해 지어지는 만큼 최대한 좋아 보이도록 꾸며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모델하우스에 보이는 것을 모두 믿기보단 본인만의 기준과 철칙을 정한 뒤 방문하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그리고 명심하자. 이런 내용을 아무리 많이 알고 있더라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여러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면서 발품을 팔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넓어진 스스로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 아파트가 있다면, 다른 모델하우스들을 미리 먼저 둘러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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