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의 생활형 숙박시설 투자 후기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몇 억대에 달하는 아파트에 덜컥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아직 경제력이 부족한 2030세대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럴 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상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게 어떨까.
나 또한 금액 여유가 많지 않은 평범한 월급쟁이어서 비교적 비용부담이 적은 부동산 투자를 알아보게 됐다. 고심 끝에 이번에 투자를 진행한 곳은 강원도 지역에 위치한 모 레지던스(생활숙박시설). 물론 레지던스에 투자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오늘은 내가 지방에 있는 레지던스에 투자한 이유와 투자에 앞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부동산 투자기를 솔직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레지던스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부세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다. 또한 자연경관, 각종 편의시설 등으로 임대수요가 풍부한 상품이기도 하다. 입지여건이 뛰어난 경우 시세 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내가 투자한 곳은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A레지던스. 강원도는 서울~속초간 고속도로가 뚫리고 서울과 강릉을 잇는 KTX 경강선이 개통되는 등 교통여건이 개선되면서 최근 주요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앞으로 서울-속초 간 동서고속철도까지 개통되면, 동해안권으로 관광수요는 더욱 몰리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속초 레지던스를 알아보게 됐다.
우선 A 레지던스가 지어질 땅에 직접 가서 살피고 주변을 걸어봤다. 레지던스의 북과 동, 남향에서 모두 동해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였다. 해안에 위치한 레지던스는 바다조망이 가장 중요하다. 해수욕장과 연결된 비치프론트 레지던스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는 해운대 해수욕장 조망이 가능하고, 백사장과 연결된 비치프론트(Beach·front)로 분양가의 두 배 이상이 올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바다 조망권은 기본에 해수욕장, 모래사장이 함께 있는 해변 조망권까지 갖추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
A 레지던스는 단지 북쪽으로 해수욕장 조망이 가능했다. 또한 멀리 설악산과 호수까지 함께 조망이 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주변 입지도 좋았다. 해수욕장이 가까워 걸어서 이용할 수 있었고, 여러 관광명소를 산책 코스로 잡아도 좋을 만큼 인접해 있었다.
가장 먼저 브랜드의 희소성부터 살폈다. 그동안 강원도 동해안권에서 공급됐던 레지던스는 메이저급 건설사가 시공을 한 곳이 없었다. 여기에 자금여력이 안되는 시공사나 시행사가 지을 경우 사업이 중단될 확률이 높은 것도 브랜드를 따지게 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
내부 설계도 살폈다. 저층부터 고층까지 대부분의 객실에서 바다 조망이 나왔다. 다른 의미에서는 제일 작은 면적을 분양 받더라도 바다조망이 가능하단 이야기다. 소액 투자를 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레지던스 내 여러 편의시설도 있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최상층에 입실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인피니티풀이었다. 최근에 바다 인근에 숙박시설들은 풀장이 있는 것이 대세다. 풀장이 있고 없는 차이는 객실료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이 외에도 휘트니스 센터, 세미나실, 키즈존, 플레이라운지(놀이공간)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었다. 또한, 세대 내에는 에너지 컨트롤 시스템, 스마트 환기 시스템, 스마트 LED조명, 객실관리 시스템
엘리베이터 카드 인식 등 다양한 최신 IT 시스템이 구비돼 있었다.
특히, 각 객실에는 천장형 에어컨과 자동공기청정기, 냉장고, 드럼세탁기, 붙박이장, 전기쿡탑 등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얼마를 투자하고, 얼마를 벌어드릴 것인가” 제일 중요한 체크사항이 남았다. 상담사들의 상담을 받아본 후 내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다.
우선, 나의 자금여력이다. 나는 돈이 없다. 그래서 제일 작은걸 사는 게 맞았다. 돈이 없다 보니, 대출도 알아봐야 했다.
내가 투자한 레지던스는 초기자금이 많이 안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었다.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 불어 닥친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아, 대출규제와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세 중과 등 주택에 적용되는 규제를 하나도 받지 않는다. 오피스텔보다도 규제에서 자유로웠다.
또한, 계약금 10%만 내면, 잔금 때까지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중도금이 없어 중간에 납부하거나 이자가 발생하는 어려움이 없었다. 여기에 임대사업자 등록 시 부가가치세까지 환급 받을 수 있어 초기투자비용이 낮다는 것도 투자를 더 편하게 했다.
분양가가 1억6,900만원, 계약금은 10%로 1,690만원, 부가가치세 1,255만원이었다. 총분양가의 중도금 60%, 잔금 30%는 입주지정일에 납부하면 된다. 주택처럼 대출규제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어서, LTV를 높게 적용 받을 수 있다.
단 개인에 따라 대출비중이 달라질 수 있으며, 취득세가 4.6% 납부해야 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주택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아파트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입주 후 임대사업을 할 경우 건강보험료가 상승할 수도 있다. 직장가입자는 직장의 소득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며, 레지던스에서 창출되는 임대소득과 합산해 과세표준 초과 시 건강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지역가입자는 기존 사업소득에 레지던스 임대소득을 합산해 부과한다.
또한, 계약일로부터 20일 이내 임대사업자등록을 해야 부가가치세를 환급 받을 수 있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 때는 호수별로 각각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중소기업이 법인 명의로 분양 받을 경우 임대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부동산 임대사업을 등록할 경우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중소기업 혜택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자 등록은 세무사를 통해 진행했다.
연수익률은 6% 수준으로 전망했다. 주변 라마다호텔을 비롯해 바다조망이 되는 여러 레지던스까지 분석한 결과다. 상담사가 이야기한 수준보다는 훨씬 보수적으로 잡았다. 희망이 너무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앞으로 공급물량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은행금리보다 높으니 나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실제 임대를 놓아보면서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싶다. 건물주가 꿈은 아니지만, 적절한 수준의 임대수익을 얻으며, 노후를 적당한 수익을 누리며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주택만 경험했을 뿐 수익형부동산은 아직 경험이 없다. 그래서 작은 경험부터 필요하다.
당분간 주택시장은 투자가 어려울 듯하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그리고 공급량 증가로 적절한 투자 타이밍도 지난 듯 싶다.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공유서비스가 뜨고, 국내 여행으로 소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는 값싼 수익형을 찾아보는게 맞을 것 같았다.
내가 속초를 선택한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고속철도가 개통하면 서울 접근성은 70분대로 좁혀진다. 여기에 바다와 산, 호수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투자 전 많은 지인들이 말렸다. 중이 자기 머리 못 깎는다는 비아냥도 받았다. 분양가도 높아 보인다고 말리는 분도 있었다. 나는 그 모든 비용이 조망값이라고 생각했다. 남향을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 하지만 뷰가 가장 좋은 북향을 선택했다. 놀러가서 남향을 찾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리스크는 이제부터 내가 감당해야 한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