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2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호기롭게 이 글 저 글을 써보았다.
그렇게 써가는 내 글에만 집중했다.
그러다가 점점,
주위 분들의 글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글의 깊이에 놀라고
문장 사이로 느껴지는 내공에 눌린다.
다시 돌아와,
내가 써내려간 글을 마주하면,
상대적 빈곤감이 느껴진다.
참으로 용감하기만 했던 것 같다.
갑자기 발길이 멈춰지고,
한 발을 내딛기가 두려워진다.
더 솔직히 말하면, 부끄러워진다.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글의 깊이를 원하는가?
의미 있어 보이는 삶을 바라는가?
아니다.
나는 글의 깊이가 아니라
삶을 통과해 온 태도로 쓰고 있다.
내가 살아 낸 만큼,
딱 그만큼의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겸손히 인정해야 한다.
그럼 이제 나는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
글을 쓰고,
다시 고쳐보고...
그렇게 문장을 다듬어 가는 시간들이
꽤나 진중하게 느껴진다.
문장처럼
삶도 다듬어 갈 수 있다면...
그래,
아직 늦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오늘,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을 찾게 된 것 같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태도로
오늘을 살아본다.
이 문장이 나의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