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3
잘 쓰고 싶었다
그런데 늘 뭔가 부족했다
글을 쓴다는 건
내 안을 꺼내는 일이라
자꾸 망설여졌다
처음엔
매일 한 줄이라도 써보자는 마음이었다
글이 좋아서라기보단
무언가를 시작해보고 싶어서
그러다
다른 분들의 글을 마주하며
문장보다
삶을 대하는 내 마음이
너무 얕았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내가 살아야 할 태도부터
다듬어야 한다는 걸
그렇게 글은
조금씩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 되었다
요즈음은
문든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글은 혼자만의 마음으로는
멀리 가지 못한다는 것을
쓰는 사람만큼이나
읽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온전한 글이 되는 것임을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언젠가
작은 온기 하나
건넬 수 있을까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오늘도 조용히
내 안의 말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