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예쓰 Nov 22. 2022

[도쿄 신바시, 신주쿠] 한맺힌 식욕 대폭발!

벼르고 벼르던 도쿄 맛집 뿌시기


오리 메밀 국수 맛집부터


사실 도쿄에 가면 먹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왠만한 점심 저녁은 다 예약했지만 도착한 단일 점심은 시간이 애매해서 자유롭게 비워둔 상태. 뭘 먹지 하다가, 먹킷리스트 넘버원은 아니지만, 화려하진 않지만 점심에 먹기에 참 좋지 싶은 메뉴로 간택된 건 바로 소바다.


노토지소바

+81 3-3591-3584

https://maps.app.goo.gl/v4AsSE8KQvrPKzgF6?g_st=ic

신바시역에서 걸어서 5-7분 걸리는 오래 된 소바집. 백종원이 스푸파에서 먹었다고 이미 유명한 곳이었다. (사실 숙소 바로 근처여서 가게 되었다. 개이득)

한자로 되어 있어 그냥 지나칠 뻔한 간판.

가을의 분위기. 도쿄는 확실히 서울보다 겨울이 늦게 오는 것 같다. 추위를 잘 타서 한국이 추워질 때 도쿄나 따뜻한 오사카, 오키나와, 후쿠오카 등으로 도피하면 좋더라.

계절 추천 소바와 이 집의 인기 소바들. 가장 유명한 鴨せいろ 카모 세이로 소바(오리 소바)와 桜おろし 사쿠라 오로시 소바(사쿠라 새우 튀김 소바)를 시켰다. 板わさ이타와사인 와사비를 곁들인 カマボコ 카마보코(어묵)도!

외국인을 위한 영문 메뉴와 간단한 주류 메뉴도 있다.

とりあえず、生ビール!


이모 일단 생맥 한 잔 먼저 달라구요. 자리에 앉아 메뉴도 안 보고 ‘일단’ 시키고 맛보는 생맥은 눈물날 만큼 감동적이다. 앞으로 나올 음식에 대한 기대로 소풍 가기 전 애마냥 두근두근하게 됨.

먼저 나온 이집의 대표 메뉴, 카모 세이로 소바. 일본에서는 은근 자주 보이는 메뉴지만 한국에선 오리 고기를 국수와 함께 먹는 일이 드물어서 생소하게 느껴질 지도. 근데 난 너무 좋아해. 소울 푸드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

사쿠라 오로시 소바. 사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구글 리뷰 보니까 일본인들이 많이 먹길래 시켜봤다.

근데 이 튀김이 얼마나 바삭한지! 일본의 주방장들은 단체로 튀김 장인 수업이라도 받나 싶게 일본의 튀김은 대체로 훌륭하다.

이타와사도 꽉찬 맛의 생선어묵인 가마보코에 와사비 올려서 먹으니 안주로 그만이다. 간단한 일품 안주류와 사케까지 구비한 걸 보면 로컬들은 식사 뿐 아니라 간단하게 한 잔 하는 곳 같다.

테이블이 열 개도 안 되는 작은 식당. 이곳에서 주문 받은 할주머니랑 요리하는 할저씨가 거의 평생 같은 소바 주문을 받고 요리했을 생각을 하면 좀 기분이 이상하다.

가격은 요 정도.



단골 당고 집에서 간식


도쿄에 갈 때마다 들리는 맛있는 당고집. 이번에는 거의 3년만이라 가는 길에 얼마나 설레이던지!


오이와케당고 혼포

+81 3-3351-0101

https://maps.app.goo.gl/NE5xWuBYPMdcc4Fz7?g_st=ic

토요일의 신주쿠. 역시 사람이 많다. 전에는 별 감흥 없던 도쿄 시내 풍경도 오랜만에 보니 새삼 사진을 찍게 됨.

신주쿠 산쵸메 역에서 걸어서 2-3분 정도 걸리는 오이와케 당고집. 예전엔 할머니들과 앉아서 조용조용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오랜만에 와보니 젊은이들이 줄 서있어서 깜놀.

최근 일본 유명 블로그나 인스타에 나왔었나..?

15분 정도 대기하면서 메뉴 공부. 일본은 대부분 디스플레이랑 실제 나온 음식이 거의 똑같아서 실망할 일이 없다.

다양한 당고를 골라먹을 수 있는데 벌써 인기 있는 당고는 품절이라고ㅠㅠ

이 담에 또 먹으러 가야해서 아쉬움을 안고 당고 두 개를 시켰다.

팥알을 삶은 뒤 으깨지 않은 팥소인 粒あん 츠부앙 당고랑 간장과 흑설탕, 전분을 섞어 만든 소스인 みたらし 미타라시 당고. 나의 최애는 당근 미타라시 당고!


단짠이 예술이야, 미타라시 당고!

쫀뜩하니 맛있는 떡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주 그냥 순삭이었다. 쩝.. 아쉬운 마음에 나오면서 미타라시 당고를 하나 테이크아웃해왔다.

다음엔 어른의 미타라시 당고도 먹어봐야지! 좀 안 단 버전의 미타라시 소스를 바른 맛일 거다.



이자카야 예약 시간 전, 생맥 한 잔!


키린 시티 플러스 신주쿠히가시미나미구치

+81 50-5484-1751

https://maps.app.goo.gl/HkKyq3H9n3ZHUAeU8?g_st=ic

전에도 와봤던 키린 생맥주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키린 시티. 이자카야 예약 시간까지 붕 떠서 근처인 김에 들렀다.

메가 사이즈로도 맛볼 수 있다는!

그 중에서 전에 오사카에서 맛보고 푹 빠졌던 heartland 생맥을 주문했다. 깔끔하면서도 특유의 풍미가 있어서 기억에 남았던 맥주다.

신주쿠에 항상 살고 있는 곰치. 3년만에 보니 반가워.



드디어 내 최애 이자카야 우오신 입성


Uoshin Shinjuku

+81 3-3351-3772

https://maps.app.goo.gl/M2Cft7DrTiRBvmuW6?g_st=ic

2층에 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가게 앞에 매일 바뀌는 메뉴가 붙어 있다. 이번에 보니까 오후 5시나 7시로 예약을 해야지 입성할 수 있겠더라. 우리는 오후 5시반에 가서 7시로 현장에서 예약해서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 손으로 써서 매일 바뀌는 메뉴가 있는 곳을 선호한다. 재철 재료로 신선한 요리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니까. 우오신의 메뉴는 홈페이지에서도 그때그때 확인 가능하다.

http://www.uoshins.com/i/shinjuku.html

초겨울에 방문해서 내가 좋아하는 白子 시라코 폰즈(이리를 폰즈 소스에 절인 것)도 있었다! 牡蠣 かき 카키(굴) 신선한지 큰 사이즈로 튀긴 메뉴가 있었다.

오늘의 한정으로는 せいこがに 세이코가니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전에도 먹어봤지만 한국에선 맛보기 힘든 후쿠이현의 암게로, 11월부터 1월까지 2달 동안만 맛볼 수 있다고. 마찬가지로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최애 조합인 시라코와 あん肝 앙키모(아귀의 간) 폰즈까지!

외국인을 위한 메뉴도 전에는 없었는데 이젠 생겼다. 근데 일본어 메뉴에 있는 메뉴가 없기도 해서, 왠만하면 일본어 메뉴를 보고 주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오늘 준비된 신선한 생선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일단 知多ハイボール 치타 하이볼과 시라코 앙키모 폰즈.  치타 하이볼은 일반적으로 하이볼 하면 가장 흔한 가쿠 하이볼보다 더 깊고 훈연한 듯한 향과 맛이 나서 좋아한다. 요즘 한국에 일본 위스키가 품절되거나 들여오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국 올 때 한 병 사왔는데 집에서 토닉 워터랑 먹어도 개꿀맛.

진짜 야들야들해서 이빨 없어도 녹여 먹을 수 있을 거 같은 최상의 신선함을 가진 시라코와 앙키모. 앙키모도 녹진한 게 통조림 아귀간보다 백 배 맛있네.

세이코가니. 内子 우치코라는 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밌다. 일반 게랑은 다른 씹는 맛과 담백한 게살 맛.

재철 생선으로 꾸려진 刺身盛り 사시미 모리(회 모둠). 鰆 사와라(삼치-분홍색), 鰹 カツオ 카츠오(가다랑어-붉은색), 真鯛 마다이(참돔), カンパチ 칸파치(잿방어), ホタテ 호타테(가리비관자) 등 모두 완전 부드럽게 잘 숙성된 맛!

니혼슈 메뉴. 달지 않고 깔끔 쌈박한 맛의 辛口 카라구치 사케로 추천을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시킨 あたごのまつ 아타고노마츠. 한 잔에 550엔.

쵸카라구치 라벨이 붙은 日高見 히타카미. 한 잔 700엔. 양조용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고 순쌀로만 만든 純米 쥰마이다. 이쪽이 좀 더 깔끔하고 술맛이 강한 느낌.

우오신의 시그니처 메뉴. 우오신에 와서 乗っけずし 놋케즈시를 안 시키면 말이 안 되지! 우니, 이꾸라, 네기도로와 카니가 듬뿍 올라가 있다.

왕왕 큰 牡蠣フライ 카키후라이! 직접 만든 타르타르 소스랑 너무.. 최강 조합인 것. 감동의 눈물이 마구 나오는 안은 보들보들 겉은 바삭바삭한 튀김..!

豆アジ南蛮 마메아지난방. 새끼전갱이를 튀겨서 새콤하게 절인 난방즈케다. 일본에서는 주로 치킨이나 전갱이로 난방즈케를 만들어먹는다고 한다. 전갱이로는 처음 먹었는데 뼈째로 먹어도 되는 고소하고 상큼한 맛.

サヨリ 사요리(꽁치) 소금 구이. 무를 갈은 大根おろし 다이콘 오로시와 레몬을 뿌려먹으면 생선 구이 맛이 확 올라간다.

우오신 신주쿠 한정의 니혼슈 중 하나인 仙禽 せんきん 센킨. 한 잔에 1200엔. 확실히 맛있네.. 헤롱

야마자키 하이볼.

마무리는 깔끔한 하이볼로.

黒みつキナコアイス 쿠로미츠키나코아이스(흑설탕 액과 콩가루를 뿌린 아이스크림). 꺅 일본의 아이스크림은 무조건 옳아. 게다가 고소한 콩가루와 달달한 흑설탕의 조합이라니..털썩

둘이서 미친 듯이 술과 안주, 디저트까지 먹고나서 14,160엔!


도쿄 살았으면 맨날 왔을텐데




숙소로 가는 길에 크레페랑 아이스


Crepe Petit Varie

+81 3-3226-3788

https://maps.app.goo.gl/uCH8v3UhupLPBU599?g_st=ic

아니 숙소로 그냥 돌아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아이스크림과 크레페를 먹는 게 아니야.

그래서 홀린듯이 줄서버림 ;)

역시나 꿀맛인 기본 바닐라 아이스크림

바나나와 생크림을 넣은 크레페. 너무 너무 맛있어서 배불러도 와구와구. 디저트까지 맛있는 일본 어쩔거야.. 왜 때문에 일본은 크림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이 유독 더 진하고 고소한 거지?


숙소 앞에 생긴지 한 달 정도 된 오레노 시리즈의 오레노 템푸라 바. 신바시가 세일즈맨의 천국인 만큼, 싸면서 서서 마시는 立ち飲み 타치노미 형식인데 담에 꼭 가봐야지!

Oreno tempura bar

+81 3-6452-8153

https://maps.app.goo.gl/8HppGMKsNyagiAB19?g_st=ic

하나하나 튀김을 골라서 시킬 수 있는 재밌어 보이는 곳! 배불러도 하나 둘 정도는 들러서 시켜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서 먹는 대신 가성비가 좋고 예약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신바시역 인근의 포차 같은 선술집이 늘어진 거리.

어떤 술집은 10시~11시에 닫지만 이 거리에 있는 가게들은 그나마 늦게까지 하는 것 같다.

서서 마시는 게 일본에서는 상당히 흔한 듯.

걷다가 들어간 작은 로컬 술집. 오전 4시까지 운영하고 메뉴가 정말 다양하다.

鉄火 武士道 新橋烏森口店

+81 3-6459-0553

https://maps.app.goo.gl/27tLAzqyz9yGVobh7?g_st=ic

간단하게 꼬치를 골라서 시킬 수 있다.

생과일 자몽을 직접 짜서 만들어먹는 グレープフルーツハイ 그레이프후루츠하이.

白州 하쿠슈 하이볼.

기본 오토시.

왼쪽은 닭목살인 せせり 세세리, 오른쪽은 レバー 레비(생간). 둘 다 고소하게 소금 구이.

타래 양념을 묻힌 호르몬과 ボンジリ 봉지리(닭의 꼬리뼈 부위) 꼬치. 봉지리는 정말 기름지면서도 적당히 느끼하다. 타래 소스로 시키니까 감칠맛과 단짠이 녹아든 맛. 일본에서 야키토리는 왠만한 평점 좋은 곳에 가면 기본 이상의 맛인 것 같다.

우롱 하이.

일본은 토마토가 비린맛 없이 진한 맛.

그냥 아보카도도 와사비에 간장 찍어 먹으면 맛있어..!


이렇게 3년 만의 도쿄에서 격하게 먹방 신고식을 치룬 첫째날. 이건 서막에 불과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 츠키지] 스시우오가시센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