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도 걸리는 그 병, 월요병
일요일 오전부터 짜증이 서서히 쌓이는 듯하더니,
저녁 무렵에는 건드리기만 해도 짜증을 내는 남편을 보면,
'일요일에는 개도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항상 붙는 말이 있다.
"일 안 하는 너는 모르겠지만, 일요일 저녁에는 예민해져."
표현은 좀 다르지만 의미는 이러하다.
하지만, 그건 정말 오산이다!
일을 하지 않는 나에게도 월요병은 분명 있다.
나도 남들처럼
금요일 밤은 즐겁고,
토요일에는 행복한 듯 불안하며,
일요일 아침에는 일요일임을 부정하고 싶고, 일요일 오후부터는 일분일초가 아까워진다.
한 주 한 주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마치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기분이다.
월요일이 시작되면 5일짜리 세트를 어떻게든 잘 살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그래서 한 주는 때로 길게 느껴지지만, 그렇게 쌓인 한 달은 훌쩍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처럼, 성공적으로 월요일을 보내면 그 기세가 잘 이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설령 목·금 무너진다 해도 '초반에 열심히 했으니까...' 하고 위안이 좀 된달까.
이번 한 주를 잘 못 보냈다면,
오히려 월요일을 재기의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밀려오는 월요일의 파도에 휩쓸리기보다는, 올라타기 위해 새로운 파도를 기다리듯 말이다.
혹시라도, 손톱의 때만큼은 도움이 될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