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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 어려운 이유

오답에 대한 걱정

by 글도장

겁 없는 사람이 운전 잘한다는 소리,

틀린 말이 아니다.


대학교 때 면허를 딴 이후 한참 동안 장롱면허였다.

차를 혼자 타자니, 차선을 못 바꿔 혼자 부산까지 가버리거나 아무도 모르게 사고를 당할까 싶고, 누군가를 태우자니 작은 사고라도 날라치면 세상세상 그런 민폐가 없는 거다. 그래서 한동안 도무지 운전대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라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경험 해본 적 있는가?


걱정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선택을 막는다.

누군가는 선택을 할 때 무엇이 더 좋을지 고민하겠지만, 나 같은 ‘쫄보’는 무엇이 덜 위험할지를 고민한다.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그걸 내가 견딜 수 있을지 늘 생각해 보는 편이다.


선택이란 항상 어렵다. 그런데 선택이 어려운 이유는 완벽한 정답이 존재한다고 믿는 데 있는 것 같다. ‘내 손으로 오답을 골랐다니!’라는 생각은 두고두고 나를 괴롭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선택에 있어 정답이 존재할까?

애초에 각각의 선택지에는 장단이 섞여 있다. 하나가 절대적으로 월등하면 그건 선택이라 부를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 어느 하나도 놓고 싶지 않아서 고민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선택을 주저하게 될 때, 선택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즉, 선택 그다음 챕터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옳은 선택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건 선택의 시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할 걸, ~ 할 걸” 껄무새가 의미 없는 이유도 선택의 시점에선 그 선택이 맞는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지 않나?

선택 이후에 내 선택을 옳게 만드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선택은 방향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중시하는 가치에 따라 먼저 방향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가고자 하는 그 방향에 장애물들이 있다면? 최적의 경로를 계속 찾아보면 된다.


유럽에서 성공한 사업가이자 유명 유튜버의 일화를 읽은 적이 있다. 그녀가 사업으로 바쁠 때, 그녀의 남편은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 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녀는 남편의 꿈을 존중했기에 방향을 선택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적절한 위임을 통해 일부를 재택근무로 돌리는 방식을 찾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 안의 불안을 달래 가며, 과감히 선택하려 한다. 물론 너무 성급한 선택은 지양해야겠다. 하지만, 선택을 고민하는 시간 후에는 그 선택을 옳게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노력을 더 들여야겠다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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