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게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지속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 그 모든 작은 순간에도 속에는 약간의 불안함과 두려움이 남아있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게 맞을까, 지난번에 계속했다고 이번에도 해낼 수 있을까, 지난번 좋은 결과를 냈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을 실망하면 어떻게 하지.
병이라고 생각할만큼 겉으로는 평온하게 보이지만 속에서는 오르락 내리락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파도처럼 흘러내렸다가 다시 차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그저 내 작은 걱정과 우려일 뿐이라고 치부한 후 마음 속 사물함에 꽁꽁 넣은 후 외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된다고 해도 안되는 세상인데, 할 수 있다고 다짐해도 어려운 세상인데. 무언가를 한다고 했을 때 응원하는 사람보다 응원하지 못하는 사람, 비판하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굳이 나 스스로조차 나를 응원하지 않을 필요가 있을까.
결국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누군가는 10대에, 누군가는 90대에 주어진 숫자란 없다.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누군가는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죽음을 맞이한다. 오는 길에는 순서가 있더라도 가는 길에는 순서가 없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빛나는 미래만을 바라보며 아둥바둥 살기에도, 흥청망청 놀면서 살기에도 모든 것이 내 책임이지만, 이왕이면 후회없이 내 인생을 즐겁게 살다가 가고 싶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살겠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고 두려워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기보다는 지금, 이순간,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게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말이다.
누구나 외치는 말이지만, 이 말을 지켜내기 위해서, 진짜 이루어내기 위해서 내가 첫번째로 해야할 일은 매일의 두려움을 버리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비웃으면 어떻게 하지, 이거 남들은 왜 하는거냐고 뭐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괜히 짜치게 폼 안나게 실패하는 것까지 내가 다 이야기를 해야하나?를 걱정하며 주춤하는게 아니라 먼 훗날, 혹은 지금 이순간 언제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글이든 콘텐츠든, 삶의 과정이든 하나하나에 충실하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어느덧 2024년이 100일 채 남지 않는 시간이 되었다. 이 시점에서 돌아봤을 때, 내 포부에 맞게 얼마나 살아왔는지는 모르겠다. 매순간 온탕과 냉탕을 반복하는 기분이었다. 그래 난 잘하고 있어, 계속 가보는 거야 스스로 외치며 에너지 있게 달려가면서도, 그냥 주어진 대로, 다른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그냥 사는게 맞는 거 아닐까,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지금이라도 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거 아닐까? 난 이미 패배자가 아닐까를 반복했다. 강인하고 꿋꿋하게 걸어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역시 나랑은 다른 걸까를 고민했던 순간들도 많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저 하염없이 글을 쓰고,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거나, 토해내기도 하고, 때로는 그저 전원 꺼진 컴퓨터 마냥 내내 잠을 자거나 생각회로를 돌리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잊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시작한다.
처음에는 나만 이러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그 혼란의 시기를 겪는 시간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깨달았다. 정말 단단하고 멋진 사람도 결국 아픈 구석, 우울하고 약해지는 날이 있다는 것을. 그러니 이제는 조금 더 마음을 가볍게 먹고 싶다.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온다고.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찾아오는 매일의 두려움을 그저 외면만 하고 나를 나약한 자식이라 한탄하기보다는 잘 받아드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그렇게 해도 절대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이세상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겁쟁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