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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다채 1호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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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채 Jul 31. 2021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하기

이병현 님의 지갑 인터뷰 - 3


정신승리가 요즘엔 희화화하는
용도로만 쓰이지만,
‘승리할 정신이라도 있는 게 어디야.’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남들이 많이 못 해봤을 법한 그런 경험들을 많이 하면서 살아오신 것 같은데, 병현님 인생에서 남들과 가장 달랐던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조금 더 제가, 뭐랄까 더 충동적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병현이 얘는 보면, 고등학교 때는 그 누구보다 평범하게 소시민적으로 살 것 같았던 애가 되게 충동적이긴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그래도 찾으면서 산다. 우리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런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지속적으로 네가 그런 선택을 하는 거에 대해서는 리스펙 한다.” 이렇게 취해서 얘기한 적이 있어요.


이런 남들과 다른 점으로 인해서 얻는 장점은 뭐예요?


아이러니하게, 그런 선택들이 모여서 나중에 뒤를 돌아보면 제가 저를 파악할 수 있더라고요. 비교적 눈치를 덜 보면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버리니까, 그런 것들이 쌓여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미지 메이킹이 되어 있는 거예요. 내 브랜딩이 되어 있는 느낌? ‘저 친구는 뭔가 열심히 해’, '자기 소신이 있는 것 같아’, 아니면 ‘재미있는 걸 추구하는 것 같아’ 이런 식으로.


그럼 단점은 뭘까요? 충동적으로 살아서 힘들었던 점도 있나요?


어쨌든 제가 선택한 것들이 항상 잘 풀리는 건 아니잖아요. 잘 안 풀렸을 때 ‘내가 좀 더 절제하고 좀 더 깊이 생각해서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달라졌을까? 좀 더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는 거죠. 특히 혼자 있을 때, 아니면 누군가가 뭔가 갑자기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고 자랑했을 때.


그러니까 충동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고 말한 것만큼 그거에 대한 후회를 나중에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건가요?


작용 반작용인 것 같아요. 딱 그만큼 다시 반작용이 와요. 후회가 안 들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긴 한데, 후회를 좀 현명하게 하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너무 어렵네요.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후회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한단 말이에요. 가만히 보면, 충동적이라고 계속 이야기를 하지만 그 충동이 온전히 매번 새롭지 않아요. 그러니까 내가 어떤 사건을 마주할 때, 어떤 로직을 통해서 어떤 충동에 빠지게 되는지 나름의 패턴이 있더라고요, 분명히. 그래서 그 패턴에 대한 나름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럼 혹시 데이터 같은 거 모으는 게 있으신가요? 저 같은 경우는 글이거든요.


저는 매일 다이어리 써요. 거의 한 번도 빠짐없이.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다 손으로 깜지 쓰듯이 쓰거든요. 좀 더 나은 충동적인 선택을 위한 나름의 데이터 축적이에요. 작년 다이어리를 보면 되게 지금이랑 비슷한 경우가 많아요. 놀랍더라고요.


처음에 어떻게 쓰기 시작하셨어요?


이게 한 3년째 쓰고 있는데, 3년 전쯤 내 모든 순간이 너무나 휘발되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땐 내가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는 느낌이에요.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치밀하게 기록을 해놓는 게 아니라, 충동적인 행동을 해놓고 그걸 모아보고 현명하게 후회하려고 쓰는 거예요. 저는 앞으로도 결단의 순간에는 그냥 느낌대로 할 것 같거든요.


이건 나만 보는 거니까 정말 원초적인 것도 엄청 많이 써요. 다이어리에 제 감정 상태가 정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저의 감정 주기를 정말 단번에 확인할 수 있어요. 진짜 그게 되게 신기해요. 사이클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예측이 가능하니까 좀 더 변수도 줄어드는 것 같고.


감을 살리는 방법인 것 같아요. 직관력 같은….

어떻게 보면 이것도 통제와 관련이 있네요. 데이터들로 본인을 통제하려는 욕구니까.


그렇죠. 저는 저나 상황을 되게 통제하고 싶어 한다니까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떤 결정이나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게 된다면, 그 후회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는 방법은 뭘까요?


(눈을 번쩍 뜨며) 망각. 정신 승리로 망각하는 거. ‘아 지나간 건데 뭐. 이거 얽매여서 뭐 하냐. 나한테는 좀 더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이렇게 세뇌하는 거예요.


(박장대소) 아… 예상치 못한 답변이에요.


어떻게 해결하겠어요. 솔직히 해결할 수 있어요? 없잖아요. (단호) 지나간 걸 어떻게 해결해요. 다시 끄집어내면 나만 힘들지. 단번에 망각이 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말을 해 버릇하면 그렇게 돼요. 누구한테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 있을 때, 진짜 뜬금없이 샤워하다가 후회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아니야. 아씨… 그거 잊어” 진짜 이래요. 혼자서 샤워하니까 누가 들어요? 안 듣잖아요. 말을 해 버릇하는 거야. 말을 하면 진짜 그렇게 돼요.


정신승리가 요즘엔 희화화하는 용도로만 쓰이지만, ‘승리할 정신이라도 있는 게 어디야.’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긍정의 에너지라고 하는 게 사실 사람들이 요즘엔 되게 지루해하잖아요? ‘아이, 뭐 긍정이 어쩌구 저쩌구…’ 근데 그거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어요.


그러면 병현 님이 진짜 인생에서 딱 한 번 내가 선택한 거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게 있으세요? 딱 한 번.


전 대학교를 빨리, 제때 한번 가보고 싶어요. 물론 늦게 가서 제가 얻은 것도 있었겠지만, 2년이라는 시간 자체가 짧지는 않더라고요. 만약에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가치 있게 써보고 싶어요. 대입을 떠나서, 고등학교 때… 그 흔히 말하는 학창 시절의 추억이라고 하는 게 전혀 없어요. 애들이랑 막 엄청 까르르 댔던 기억이라던가, 수학여행 때 어떤 재밌었던 추억이라던가 이런 게 전혀 없기 때문에 저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청소년기, 고등학교의 아름다운 시기. 그때를 내가 좀 더 알차고 아름답게 채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가세가 슬슬 기울 조짐이 있었던 거니까 그런 걸 내가 빨리 캐치해서 조금 더 부모님께 상처를 안 드렸더라면?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고. 그때 그렇게 고등학교 생활을 했다면 이렇게 돌아서 오지도 않았을 것 같고, 제때 괜찮은 대학교에 와서 내가 괜찮은 진로를 잡아서 일종의 소위 말하는 가장 평범한 삶의 스텝을 내가 밟았다면… 점점 느끼지만 사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거든요. 그 평범한 삶을 내가 살 수도 있었을까? 이런 생각.



부모 말고 나를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이성을
만날 수 있을까?
또한 나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전 인터뷰이님이 병현 님을 위한 질문을 하나 남겨주셨어요.

병현 님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걸 어떻게 알지? (당황)


잘 모르겠는데 저는 그냥 사랑이라고 하는 게…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려고 제가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사랑인 거 같은데… ‘A to Z’를 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이 사람은 나랑 달라.’ 하고 넘어가면 되는 것들도 넘어가 지지가 않는 거죠. 이 사람이 다른 게 이러이러해서 그렇구나. 머리가 왜 짧은 지부터 막 손톱이 왜 이렇게 빨리 자라는지까지 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거. 그게 사랑인 것 같아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점이 나랑 다르거나 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어도 그걸 이해하려고 하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그렇죠. 그니까 ‘이거를 바꾸겠어.’는 절대 아니고, 그 사람의 모든 걸 내가 다 납득하는 과정이에요.


그렇게 사랑해보신 적 있으세요?


네.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해본 적도 있었고, 어… 요즘에는 비로소, 저한테 그렇게 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에는 저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했고, 저를 마주하는 것 자체가 되게 싫었었는데… 그리고 약간 민망하기도 했었는데 요즘에는 제 모습을 많이 끄집어내고 이해해보려고 해요. 예전에는 내가 모자란 거, 취약한 거 굳이 생각하지 않고 그랬어요. 근데 요즘에는 ‘그래. 그것도 나잖아.’ 난생처음으로 그러고 있어요.


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으셨어요?


뭐 이런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현실적인 결핍들이 한 번에 겹치는 시기가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였어요. 그런 시기에 나와 내 주변의 상황을 온전히 마주하지 않으면 ‘이거 나 평생 그냥 착각 속에 살겠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마주하는 과정 중이에요 지금.


근데 안 좋은 부분까지 마주하면서, 오히려 저한테 되게 잘해주고 있어요. 먹는 것도 더 잘 챙겨 먹고요. 그다음에 더 좋은 전시도 가게 되고요. 햇빛을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더 보게 되고, 운동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하게 되고. 좀 더 에너지가 많이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그러면 이전에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이해하려고 하는 병현 님의 특성은 어떤 거예요?


옛날에는 나에 대한 기대치가 뭔가 세계 정복, 세계 평화 이런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엄청난 책임, 노력, 희생이 필요하다는 걸 비로소 마주하고 좀 더 현실 가능한 방법을 찾으려고 해요. 막연하게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거야.’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되더라고요.


자신에 대한 사랑을 말씀해주셨는데, 이런 사랑을 받아보신 적도 있으세요?


부모님께 받은 게 아닐까요? 사실 이성 관계에서는 그런 게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리고 뭐 친구 관계도… 제가 제 마음을 100% 터놓는 친구가 사실은 없고. 물론 부모님한테도 제 상황을 100% 다 얘기는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런 건 느껴져요. 이 양반들은 진짜… 아 이 양반이라고 하면 안 되지… 이분들은, 정말 뭐랄까 나를 온전히 사랑하고 이해하고 있구나. 그런 게 정말 생활 속에서 다 느껴져요.


부모님이 자식을 온전히 이해해주고, 자식 입장에서도 그걸 느낀다는 게 쉽지 않은데.


아버지 사업이 좀 잘못되고 엄청난 트러블을 겪었던 거 자체가 아이러니하게 우리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운이 좋게도, 각자가 동기부여를 찾아서 살게끔 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그전에는 이렇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건가요?


그런 거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지 않았던 거 같고, 생각해볼 능력도 안 됐어요. 근데 그런 시련을 겪고 나서는 ‘내가 부모님을 정말 잘 만났구나. 내가 온전히 이해를 받고 있구나.’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래서 군대 갔다 오고 나서부터는 엄마 아빠 사이에서 노력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그 당시에는 부모님께서 서로 살닿는 것도, 눈 마주치는 것도 싫어하고 각방 쓰시고 막 이래서 제가 그 사이에서 계속 중재하려고 했어요.


아버지가 되게 의욕 없이 방황하던 시절이었는데, 아버지한테 격려되는 말을 의도적으로 되게 많이 했어요. “나는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보다 아빠가 당당해지는 모습이 훨씬 보고 싶으니까 엄마가 뭐라 하건 간에 열심히 잘 찾아서 해보시라.” 이러면서. 엄마한테는 “엄마가 너무나 힘든 거 알고 나랑 동생이 더 열심히 해서 엄마한테 꼭 안 부끄럽게 하겠다. 아빠는 그냥 엄마가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알아서 하게 놔둬라. 자꾸 신경을 쓰면 엄마만 힘드니까.” 이런 식으로… 이거를 전역하고 한 7년 동안 계속했어요.


부모님의 관계에 자식이 개입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어렵고 힘든 일인데, 그런데도 나서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군대에서 생각했던 게, 내가 나름의 방황을 하고 뭔가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도 지낼 수 있는 이유가 가만 생각해 보니까 가족인 거예요. 그리고 군대 가기 직전에 집안이 쫄딱 망했고 엄마 아빠가 충분히 갈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두 분 마음 깊숙한 곳에는 가족을 지켜나가고 싶은 뜻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내가 한 번 노력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내가 부대 안에 있을 때는 둘이 엄청나게 싸웠겠죠. 진짜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상하게 두 분이 내가 휴가를 나오면은 너무 조심해.


병현 님을 배려하시는 거네요?


네. 그런 애티튜드를 보고 저도 이제 희망을 가진 거죠. 원래 군대 갔다 오기 전까지는 아버지랑 단둘이 밥을 먹은 적도 없고, 엄마랑 단둘이 뭔가를 해본 적도 없는데 의도적으로 제가 기회를 많이 만들었어요. 거창하게 여행을 가고 이런 게 아니고, 그냥 엄마 퇴근하실 때 제가 지하철역까지 내려가서 짐 같이 들고 오고. 그리고 아빠가 무슨 힘든 일이 있을 때 “무슨 일 있어요?” 한 마디 물어보고. 이거더라고요. 그 양반들한테는 이건 거야.


약간 60년 대생들 정도까지는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데 능숙하지 않아. 그러니까 “난 너를 너무 사랑해.” 대신에 (아버지 말투로) “크흠… 그걸 꼭 말로 해야 하나?” 막 이러는 거야. 근데 그게 아니잖아요. 서툴러도 “사… 사… 사랑합니다.” 이렇게 해야 사르르 녹는 건데.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하실 때도 자기감정 표현을 마음껏 할 기회가 없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내가 조금씩이라도 뭔가 얘기할 수 있는 창구가 되면 어떨까? 한마디라도 내가 끌어내면 바뀔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요즘엔 사실 집 안엔 별문제가 없어요. 오히려 두 분도 가까워지셨고.


그동안엔 부모님께서 병현님을 믿고 기다려주신 것처럼, 이번엔 병현님께서 부모님의 사랑을 지켜드린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제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부모 말고 나를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이성을 내가 만날 수 있을까? 또한 나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소리 지르며) “으아~ 연애, 연애!” 막 이랬다면 요즘엔 그게 아닌 것 같아요. 그니까 정말 사랑은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만 가능한 것 같아요.


사실 그렇잖아요. 사랑은 너무 어렵잖아요.


이제 다음 인터뷰이를 위해서 질문 하나 남겨주시겠어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음… 되게 상투적인 건데요, “본인이 어떤 색깔이라고 생각하세요?” 색깔로 표현한다는 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전 모르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계열의 색깔은 핑크에서 보라색 계열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런 사람인가? (웃음) 아무튼 색깔 되게 궁금한데, 그 사람.




다채 1호는 인터뷰이의 지갑을 통해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각자의 크고 작은 다름이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사회를 꿈꿉니다.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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