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입는 메리야스의 형태는 대개 두 가지인데, 하나는 소매가 없이 목의 앞뒤와 어깨 부분이 깊게 파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소매 형태의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앞의 것은 따로 이름이 하나 더 있어서 ‘러닝셔츠’라고도 부르는데, 반소매 모양의 것은 달리 부르는 이름이 없어서 대개는 그냥 ‘메리야스’라고만 한다는 사실이다.
목과 어깨가 파인 것을 ‘러닝셔츠’(running shirts)라고 하는 것은 이것이 마라톤이나 100미터 달리기와 같은 육상 경기용으로 입는 옷과 모양이 같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은 원래 영어에 있던 것이 아니니 일본어식 영어 ‘란닌구샤쓰’(ランニングシャツ)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란닌구샤쓰’는 나이 지긋하신 어른 세대에서 우리 식 발음으로 변하고 ‘샤쓰’도 떨어져서 기묘하게 ‘난닝구’로 줄여지기도 하였다. 모양이 러닝셔츠와 비슷하면서 더 두꺼운 천으로 만드는 겉옷이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이것도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애초에 ‘소데나시’라고 불렸다가 ‘민소매 옷’으로 순화되기도 하였다.
러닝셔츠를 영어권에서는 ‘탱크톱’(tank top)이라 이른다. 일설에 따르면 이는 수영복을 일컫는 ‘탱크수트’(tank suit)에서 나온 것으로, 수영장이 ‘스위밍 풀’(swimming pool)이기도 하지만 ‘스위밍 탱크’ (swimming tank)이기도 해서 그리되었다고 한다. 한편, 영어의 러닝 셔트(running shirt, 영어에서는 단수 형태임)는 반소매 티셔츠를 이른다. 이런 반소매 옷을 러닝 톱(running top)이라고도 한다.
‘러닝셔츠’는 표기가 다양하게 쓰였는데, ‘러닝’이 ‘런닝’으로도 쓰인 데다가 ‘셔츠’는 훨씬 다양하게 ‘샤쓰’, ‘셔츠’, ‘셔쓰’ 등으로 쓰여고 이것들이 조합하면 6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범 표기는 제목처럼 ‘러닝셔츠’ 하나이다.
언론 기사로서는 ‘런닝샤쓰’가 1934년 5월 2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 ‘런닝셔쓰’가 1958년 5월 17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 ‘러닝샤쓰’가 1961년 9월 17일 자 경향신문 기사에, ‘러닝셔쓰’가 1962년 6월 2일 자 경향신문 기사에, ‘러닝셔츠’가 1967년 7월 15일 자 경향신문 기사에, ‘런닝셔츠’가 1970년 5월 12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 처음 등장하였다.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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