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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Sep 25. 2020

새로운 투자는 언제나 망설여진다

ELS 조기상환을 기다리며

ELS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상품을 꾸준히 추천해주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에도 한 번 알아보기만 하고 별다른 상품을 찾지 못해 기억에서 지웠었다. 그러던 중 올 3월,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이 폭락하면서 다시 추천을 받아 투자를 하게 되었다.


ELS는 주가연계증권이라고 하는데, 상품을 구성하는 기초 자산, 만기, 수익 조건, 수익률이 미리 제시된다. 기초 자산이란 일반적으로 코스피2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유럽), 닛케이225지수(일본), 홍콩H지수 등 여러 지역들을 대표하는 주가지수들로 구성된다. 페이스북, 삼성전자, 넷플릭스 등 개별 주식으로 구성되는 경우도 있다. 만기는 일반적으로 3년이며,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을 받을 수 있는 구간이 반복된다. 수익 조건은 보통 00%로 제시되는데, 상품을 구성하는 기초 자산의 가격이 0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제시되었던 수익률만큼의 이자가 상환된다.


주식 시장이 폭락했을 때 ELS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러한 수익 상환 구조에 있다. ELS 상품은 주식 시장이 폭락한 뒤에 많이 나온다. 주가가 00% 보다 더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준다는 것이므로, 투자자들은 '이미 주가가 이만큼이나 떨어졌으니, 앞으로 더 떨어지지 않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상품에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당 투자에 겁이 났던 첫 번째 이유는 올해 초에 있었던 DLS/DLF 불완전판매 사건이었다. 이들은 사실상 구성되는 항목이나 상품의 형태만 조금씩 다를 뿐, 기본적인 구조는 ELS와 동일했다. 두 번째 이유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ELS 투자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 콘텐츠가 굉장히 많았던 것이다. 어찌나 반대하는 내용이 많은지, 내 친구 말고는 모두가 ELS 투자를 반대하는 것 같다.


나는 좀 더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이미 ELS 투자는 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지만), 상품에서 제시하는 조건에 따른 각 지수들의 가격이 얼마 정도가 지, 그동안 각 주가지수들은 얼마까지 떨어진 적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2020.03 말 경에 작성했던 표

주가지수: 5년 최저치 / 10년 최저치

 - KOSPI200: 222 / 204

 - S&P500: 1829 / 1022

 - Eurostoxx50: 2680 / 1995

 - HSCEI: 7505 / 7505

 - Nikkei225: 14953 / 8160


이렇게까지 작성을 해보았음에도 코로나로 인해 폭락 가격은 제외한 점, 다른 나라의 지수들은 처음 접해본 점, 불완전판매로 논란이 되었던 상품들 중 해외금리연계형 상품이 있어 괜히 두려움이 가중되었던 점 등으로 ELS 상품 구매하기를 망설였다. 결국 해외 지수들로 구성된 다른 상품들에 비해 수익률은 낮았지만 좀 더 익숙하고 친근한 KOSPI200 지수로만 구성된 ELS 상품을 구매했다. 인터넷에서는 코스피지수가 가장 불안전하다고들 했는데, 해외 지수는 아직 미지의 세계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투자를 했으니 어찌 보면 청개구리처럼 행동한 셈이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코스피200지수는 내가 상품을 구매하고 기준 가격이 확정된 후로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기준 가격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하루, 이틀 정도밖에 없었다. 해외 지수들도 폭락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되찾았으니 당시 해외 지수로 구성된 상품들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조기상환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사실 그때 기준 가격이 워낙 낮았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일 뿐, 지금 상황에서 다시 ELS 상품에 투자하라고 하면 아마 구매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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