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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Sep 16. 2020

잠이 오지 않는 밤엔 미국 주식을

잠을 너무 잘 자서 문제다.

국내 주식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미국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안 들어보고 넘어갈 수는 없다. 굳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도 주식 공부를 하다 보면 미국 주식에 대한 언급이 수도 없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장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배당이 활발하다는 특성 덕분에 배당금 모아 여행 가기, 잠자는 동안 배당금으로 돈 벌기 등의 주제를 통해 미국 주식에 접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미국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첫 번째 계기는 어느 날 집으로 날아온 배당 통지서였다. 그동안 집에 금융 관련 우편이 온다면 각종 공과금 고지서와 보험료 고지서 등으로 돈을 내라, 혹은 너의 계좌에서 돈을 가져가겠다는 식의 우편뿐이었다. 너에게 돈을 주겠다는 우편은 배당 통지서가 처음이었던 것이다. 금액이 크지는 않아도 이번에는 배당이 얼마나 되는지 기대하며 통지서를 열어보는 설렘이 있으며, '주식을 보유하기만 하는 것으로 돈이 생기다니, 역시 이 회사 주식을 사길 잘했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두 번째 계기는 미국 주식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서였다. 각종 매체에서 원정 개미들의 이야기가 종종 오르내리는 만큼, 나의 주변에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친구들의 카톡 대화를 지켜보다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결국 거래를 통해 수익이나 손실을 낸다는 것은 국내 주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친구들과 공유했던 테슬라 주가에 관한 짤


그렇게 미국 주식에 관심만 가지고 있던 중, 진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결국 책이었다. 한 투자자가 애플 주식에 투자하여 큰 수익을 얻고 '1등 기업에 투자하는데 국적이 무슨 상관이냐'라고 말하는 부분을 읽고 마침내 해외 계좌를 개설하였다.


미국 장에 진입하기 전 알아야 할 국내 장과의 차이점이 몇 가지 있다. 가장 먼저 거래 시간이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시차가 큰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한밤중에 미국 장이 열린다. 우리나라 기준 미국 정규장 시간은 밤 11:30 ~ 다음날 새벽 06:00(서머타임 적용 시 밤 10:30 ~ 다음날 05:00)이다. 추가로 정규장 시작 전과 마감 후에 프리마켓, 애프터마켓이 있다. 이 시간대의 거래는 국내 모든 증권사에서 지원하지는 않으며, 지원하는 시간도 다르므로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가가 오르면 빨간색, 내리면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미국은 반대다. 주가가 떨어질 때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오를 때 파란색(또는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나 인베스팅 닷컴(investing.com)에서 주가를 검색하다 보면 아직도 주가가 떨어진 것을 보며 깜짝 놀라기도 한다. 빨간색으로 쓰여있는 숫자를 보면 순간적으로 '올랐네!' 생각을 했다가도 옆에 표시된 마이너스(-)를 보고서야 '아, 이게 아니지.' 하게 되는 것이다.  


캡처 - 인베스팅 닷컴


아침 9시, 빠르게 움직이는 호가창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훅 지나가버린다. 그러나 미국 주식은 이러한 재미가 덜하다. 실시간 시세에 대한 사용료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15분 지연된 가격이 무료로 제공된다. 최근에는 미국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몇몇 증권사에서 실시간 시세 첫 달 무료 등의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인베스팅 닷컴(investing.com) 사이트에 들어가 실시간 시세를 확인하는 것이다. 증권사 어플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조금 귀찮기는 해도 15분 지연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인 듯하다. 때로는 내가 마음먹은 적당한 가격에 주문을 걸어두고 잠을 잔 뒤, 다음날 체결이 되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 관련 이벤트를 여는 것을 보면 환율 우대 이벤트가 유독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미국 주식이 달러로만 결제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 계좌를 개설하여 거래하는 것이다 보니 원화로도 결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전을 해야 한다. 원화 주문이 가능한 증권사에서는 우선 원화로 주문을 한 뒤, 결제 시에 증권사에서 환전을 하여 돈을 차감하기도 한다.


얼마 전, 국내 주식에 양도소득세를 붙이기로 한 것이 큰 이슈가 되었다. 미국 주식에 대해서는 이미 투자로 얻은 수익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 해동안 실현한 수익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지불하며, 250만 원까지는 공제되고 이를 초과한 수익의 22%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내 장과 미국 장의 차이 중 재미있는 것은 상/하한가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30%의 상/하한가 제도가 있으나, 미국 장에는 상한가와 하한가가 없다. 이 때문에 하루 만에도 특정 종목이 몇십 프로, 몇백 프로 오르거나 내리는 상황도 나타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룻밤 자고 일어났을 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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