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과연 소소한 것일지언정 호의를 베풀며 살아왔던가. 반문컨대 그렇게 살아오지를 않았다. 작은 욕심에 매달리고 타인에 대한 이타심보다는 나를 우선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삶을 살지 않았던가.
동반에서 마피랭 고개를 넘어 메오박까지 이어지는 길을 걷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6시간을 걷고 다리에 통증이 찾아오고 복통으로 식은땀이 찾아올 무렵 오토바이 두 대가 나의 곁에 멈추는 것이 아닌가. 언뜻 보기에도 한 사람은 아버지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아들이었다. 아버지인 듯 보이는 사람이 무어라 말을 건넨다. 전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눈치로 보아서 뒤에 타라는 뜻 같았다. 내가 뒷좌석을 두드리며 올라타는 시늉을 하니 살며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않아도 장딴지와 배의 통증과 싸우며 앞으로 두 시간 거리를 어떻게 더 가야 할지 걱정이 클 무렵이었는데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그의 아들도 내가 잘 탈 수 있도록 기다려 주면서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본래 호의에 약했던 사람은 상대의 호의에 몸 둘 바를 모르는 법이다. 그 사람의 배려가 너무도 고마웠지만 뒷좌석에 매달려 가는 내내 그들 부자의 넉넉함에 사실 난 좌불안석이었다. 그동안 호의를 잘 베풀었던 삶이었다면 편안하게 고마움으로 받아들이고 마음 깊숙이 흐뭇함을 간직하면 될 일. 그렇게 살지 않았음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나를 내려주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하고 멀어지는 두 부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깨달음 한 가지를 얻는다. 배려하고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그 평범한 진리를 왜 그리도 오랫동안 인지를 못하였던가. 부끄러움이 한없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