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의 첫 팟캐스트 경험: VFX와 패션
ACCESS:VFX 디지털 패션 시대
*VFX(visual effect)는 특수영상이나 시각효과를 뜻한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그림 등에 적용되는 영상제작기법 중 현장에서 촬영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기법으로 흔히 CG특수효과라고 한다. 폭발화재 등의 임의적인 효과를 연출할 때 사용한다.
뜻밖의 기회
ACCESS:VFX 팟캐스트에 참여하게 된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패션에서의 VFX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특히 글로벌 VFX·애니메이션 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다루는 플랫폼에서 내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을 때, 일단 해보기로 했다.
이 기회는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LCF)에서 교육 및 학습 전문 기술자로 일하는 Rebekah Guo를 통해 초대받았다. 우리는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둘 다 패션 디자이너로 시작했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깊다. LCF에 합류하기 전, 그녀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UNUM Studio’를 설립했고, 내가 현재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 DADA (Disrupt Attire Design Art)와 유사한 지속 가능한 패션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녀의 통찰력과 아낌없는 지지는 나의 최종 석사 프로젝트를 다듬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몇 주 전, 그녀가 흥미로운 기회를 제안했다. VFX가 패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팟캐스트에 참여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VFX를 그동안 프로젝트를 통해서 살짝 접한 적은 있지만,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해볼 만한 도전이라 생각했다. VFX에 대한 지식이 깊지는 않았지만, 내 연구가 가상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다루는 만큼, 나름의 시각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속 가능한 패션에서 VFX와 디지털 기술을 이중성
나는 패션 디자인과 지속 가능성을 연구하면서, 전통적인 방식만으로는 이 산업의 환경적·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FIT 재학당시 CLO 동아리에 참여하면서 CLO 3D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디지털 도구를 탐구하면서 AI, VFX, 3D 디자인이 소재 사용을 혁신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데 큰 가능성을 가진다는 걸 발견했다.
나는 나의 최종 석사 프로젝트를 위해 3D 컬렉션을 전시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CLO 3D를 활용한 가상 프로토타이핑과 피팅을 실험했다. 실제 샘플을 제작하지 않고도 트랜스젠더 남성 참여자를 위한 바지를 디자인할 수 있었다. 그는 기성복에서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찾기 힘들었는데, 디지털 기술 덕분에 보다 정밀하게 맞춤형 의류를 구현할 수 있었다.
VFX와 몰입형 기술은 디자이너가 물리적 한계를 넘어 새로운 패션을 구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 패션을 활용하면 의류를 가상으로 프로토타이핑하고 생산 전에 수정할 수 있어 섬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CLO 3D 같은 AI 기반 3D CAD 시스템은 소재의 특성을 디지털화하고 원단의 드레이프를 시뮬레이션해 가상 샘플링의 정확도를 높인다. 또한, 가상 피팅을 활용하면 소비자가 3D 아바타를 통해 옷을 미리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어 불필요한 반품과 과잉 생산을 방지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장점을 확실히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소재 폐기물 감소 : 가상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과도한 원단 사용을 줄이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감소시킬 수 있다.
투명성 증가 :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소재의 출처를 추적하고 윤리적 생산을 보장할 수 있다.
접근성과 실험 가능성 : 디지털 패션은 물리적 제약 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디지털 기술 역시 아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높은 에너지 소비와 디지털 폐기물 : AI 및 3D 렌더링 기술은 높은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이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가상 패션이 책임 없이 사용될 경우 새로운 형태의 과소비를 초래할 수 있다.
배타성 : 디지털 패션이 고급 브랜드나 기술에 익숙한 사용자들 중심으로 발전할 경우, 신진 디자이너나 일반 소비자들은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윤리적 문제 : AI 기반 디자인은 저작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미 AI가 디자이너의 원작을 무단으로 복제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울트라패스트 패션 SHEIN의 AI를 이용하여 패션디자이너의 상품들을 무단복제하여 판매한 사례는 널리 잘 알려져 있다. : https://www.dailymail.co.uk/news/article-14474945/british-fashion-chinese-retail-shein-AI-designs.html)
참고 문헌:
Coats Digital, 2021. Digital transformation in fashion. [online] Available at: https://www.coatsdigital.com/digital-transformation-fashion
Econyl, 2022. The impact of digital fashion on sustainability. [online] Available at: https://www.econyl.com/blog/digital-fashion-sustainability
첫 팟캐스트 경험
녹음 전에 사전 미팅이 있었다. ACCESS:VFX의 창립자인 Simon이 LCF 출신을 중심으로 다양한 패널을 구성했는데, 현직 강사부터 졸업생까지 한자리에 모여 마치 작은 커뮤니티 같았다.
첫 팟캐스트 경험이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또한 모국어가 아닌 영어 팟캐스트였기에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고, 다행히 팀에서 매우 체계적으로 준비해 주었다. 원래는 또 다른 졸업생이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나 혼자 졸업생 대표로 참여하게 됐다. 첫 팟캐스트 경험이라 긴장됐지만, 다행히 주제와 질문이 미리 공유되어 있어 답변을 준비하고 연습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미팅에 바로 본격적인 녹음을 시작했다. 다행히 온라인 미팅이었고 정확한 팟캐스트 녹음을 위하여 ACCESS:VFX팀은 Riverside라는 앱을 사용했다. 녹음을 시작하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대화는 약 2시간 정도 진행되었지만, 몰입하다 보니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다른 패널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는지였다. 마치 메모 없이 즉흥적으로 말하는 듯했는데, 실제로는 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유창함이겠지. 나도 언젠가 그런 능숙함을 갖추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한 내 생각이 얼마나 구조적으로 되는지를 깨달았다. 글로 이야기할 때는 스토리텔링을 즐기지만, 이러한 공식적인 자리의 실시간 대화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전하지 못할 때가 있다. 아마 그래서 글쓰기를 선호하는 것 같다. 글을 쓰면 시간을 두고 생각을 정리하고, 내 이야기를 더 의미 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매우 흥미로웠고, 각 게스트는 VFX와 패션의 교차점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배우게 되었다.
출처: GLITCH | Next-Gen Ecosystem Fernanda O.Costas Kazantzis는 LCF의 패션 혁신 기관에서 창의 기술 책임자로 활동하며, 컴퓨터 공학 배경을 바탕으로 디지털 패션을 예술적인 매체로서 접근하고 있다. 그는 AI와 VFX를 결합해 시각적으로 놀랍고 개념적으로 풍부한 작업을 만들어낸다.
출처 ; Damara InglêsDamara Inglês는 메타버스 디자이너이자 전략가로, VFX를 스토리텔링의 매개체로 사용한다. 그녀의 작품은 패션과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이슈들—식민주의와 환경 파괴 등을 다루며, 빈티지 의류와 디지털 요소를 결합해 역사, 정체성,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화를 유도한다.
출처 : Rebekah GuoRebekah와 나는 전통적인 패션 디자인 배경을 공유하며, 기술을 지속 가능성을 향상하는 도구로 보고 있다. 디지털 패션은 폐기물을 줄이고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며 디자인 과정을 혁신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이미 표준인 상황에서, 디지털 패션은 그다음 단계가 되어야 한다. 많은 브랜드들이 이미 디지털 샘플링을 사용하고 있으며, AI 기반 렌더링의 가능성도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이번 팟캐스트 경험은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최근에는 학술 연구에 집중하며 논문을 읽고, 연구를 진행하며 패션에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긴 학술 텍스트에 접근하고 싶어 하거나 그것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나처럼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나 난독증과 같은 이유로 긴 텍스트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고, 또 다른 이들은 단순히 시각적인 형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내가 나의 작업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면, 텍스트 기반의 연구를 넘어 디지털 패션, AI 기반 스토리텔링, 또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와 같은 시각적인 방식으로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패션과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자신 있게 팟캐스트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패션, 기술, 지속 가능성의 교차점에 대해 통찰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경험은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호스트와 게스트들은 내가 첫 팟캐스트 경험을 가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환영해 주었고,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상기시켜 주는 고마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나의 이름은 이번에 Dejon 이 되었다.
*ACCESS:VFX PODCAST의 VFX와 패션 에피소드는 아래 링크를 통해 들을 수 있다.
Spotify: https://open.spotify.com/episode/3wxyY7GiYMlIsD84qqP1rA?si=vAGiY0jYSOS0YH0RyXmuGQ&nd=1&dlsi=1c39a0ebcacf44e5
Apple Podcasts: https://podcasts.apple.com/gb/podcast/bringing-the-sass-getting-phygital-vfx-in-fashion/id1458754583?i=1000700224931
Soundcloud: https://podcasts.apple.com/gb/podcast/bringing-the-sass-getting-phygital-vfx-in-fashion/id1458754583?i=100070022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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