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언덕의 고인 것

서정시 (2) 감정의 생리학

by 다다정




눈물언덕에

작은 덩어리가 자랐다.


보이지 않는 동안

쌓이고 고여

아주 조용히 자리를 차지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저 내버려 두었다.

불편하면 어때,

조금 거슬리면 어때,

참을 수 있다며.


그건 어느새

나의 시선에도

남의 눈에도

잡히는 존재가 되었다.


일요일의 고요한 시간,

거울을 통해 나와 눈을 마주쳤다.


마주하니

더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겨,

뜨겁게 달군 작은 바늘 하나를

내 눈을 향해 들이댔다.


수없이 바늘에 찔려온 탓에

두렵지 않았지만,

잘 찔러지지 않았다.


눈 언덕을 잡는 법을 바꿔보고

각도를 달리하며

다시 찔러냈다.


내 의지가 아닌 것들이 흐르고,

눈꺼풀 안쪽의 저릿함을 느끼며

조금 더 깊게 눌렀다.


천천히 구멍이 났다.

무엇이 고였는지

조금씩 그 구멍을 비집고 모습을 드러냈다.


하얘서 나쁜지 모르겠는,

지독히 오래된 것들.


짜낼수록

언덕은 다시 붓고

눈물은 흐른다.


욱신거리지만

멈추지 않았다.


하나씩 빠져나갈 때마다

잠깐의 안도감과

고통이 교차했다.


그만큼

고여 있었던 것들.


짜면 부어오르고

부으면 더 짜내고,


눈물 언덕은

이제 하얀 것을 품지 않은 채

투명한 액체만 흐른다.


눈물인지,

고름인지,

뭔지


내가 만든 구멍이

덧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고를 발라주었다.


눈에 생긴 고인 것이

곧 마음에 쌓여온 것과 닮아있다.


그것들은

말없이 존재했고,


나는 오늘

그걸 조금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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