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경 Nov 17. 2023

선배가 불렀다 "이런 거 말고 제목 10개씩 다시"

[제목 레시피] 문장 감각 키우기

편집기자가 팀장이 되면 후배가 편집한 원고를 '데스킹'한다. 글 한 편을 독자에게 선보이기 전에 편집의 완성도와 제목, 사진, 본문 중제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때 제목을 다시 뽑아보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제목 한 문장을 읽었을 때 직관적으로 궁금한 마음이 들지 않거나, 재밌다고 느껴지지 않거나, 너무 착한 문장, 그러니까 공자님 말씀 같거나 등등의 이유가 생겼을 때. 그러고 나면 가끔씩 예전 일이 생각난다. 그러니까 내가 막 입사해서 편집 일을 배울 무렵 말이다.


제목을 몇 개씩 뽑아보라는 요청

어떤 잔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다르게 느껴지듯 제목도 어떤 문장을 쓰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좋은 문장 감각을 쌓아 꼭 알맞는 제목을 짓고 싶다. 사진은 광화문 벌새.


K 선배가 있었다. 그때는 회사에서 선배들이 부르기만 하면 그것이 무슨 일이든지 간에 긴장지수가 급격히 치솟았다. 특히 K 선배가 부르면 뭔가 실수라도 한 건가 싶어 땀부터 났다.


제목을 정할 때도 그랬다. 내 딴에는 열심히 제목을 고심해서 보냈는데 선배가 '보시기에' 별로였을 때(아마도 저 위에서 언급한 그런 이유에서 였으리라) 대번에 이런 말이 들려왔다. "이 제목으로 얼마나 보겠니... 이런 거 말고 제목 다시 뽑아 봐."


그 순간부터 내 안에는 작은 폭풍우가 일기 시작했다. 




독자님들의 응원에 힘입어 2024년 8월 <이런 제목 어때요?>를 출간했습니다. 

이하 내용은 출간된 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aladin.kr/p/Oq6fw

이전 08화 책 표지는 '디자이너의 독후감', 제목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