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인가, 계절성 우울증인가, 알 수 없는 인생.
지난달부터, 심각한 우울감이 이어졌다. 하루 종일 눈물이 나고, 인생에 대한 후회가 나를 가득 채웠다. ADHD나 우울증, 성격 등 이러저러한 원인들로 인해 내 인생이 늘 순탄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마냥 화가 났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태어났는지 부모님이 원망스럽고, 또 운명이나 하늘을 원망하다가 그 또한 부질없다는 생각에 '그저 죽어버리면 다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죽음에 대한 생각과 자살사고 등이 내 안에 가득 차올라 나 자신이 너무 무서워졌고,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우울증 약을 꺼내 먹었다. 병원에 전화할 새도 없이 그냥 내 마음대로 남아있던 우울증 약을 먹었고, 일주일 정도는 어지러웠지만 그다음부터는 많이 나아져서 입맛도 다시 돌아오고 약간의 의욕도 생겼다. 계획했던 여행도 다녀오니 나의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고, 기분도 많이 나아졌다.
이제와 달력을 보니 꼬박 한 달여 시간 동안 나는 우울감에 빠져 아무것도 못했다. 봄이면 늘 이랬던 것을 알지만, 이번에는 잘 넘어가는 줄 알고 좋아했었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을 느끼고 약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계절성 우울증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고 곧 더워지는 날씨에 무기력도 사그라들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무기력해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우울증이 재발한 것 같은' 두려움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요즘따라 마흔이라는 내 나이가 꽤나 무겁게 느껴졌는데, 우울증이 재발하면 또 얼마나 쉬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막막하고 불안했다. 하루 종일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항우울제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울증은 완치가 없고 내 인생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을 뿐, 이런 내 성격이나 병증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그러니까 운동이든 약이든, 명상이든 얼른 '하자 많은 몸뚱이'에 적응하는 것이 빠르다고. 그렇게 내 마음이 이전과는 조금 다른 방향키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