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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kim Jul 12. 2020

정세랑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

신작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주간다다 36번째 : 2020년 6월 둘째주
- 정세랑,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요즘 요상한 글을 쓰고 있다. ‘이상적인 퇴사 일상’이라는 글인데, 상상 속 퇴사 후 일상이므로 픽션이지만, 등장인물은 모두 실제 살아계신 분들이다. 주인공은 나다. 픽션과 에세이,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 글쓰기에는 여러 가지 괴로움이 함께한다. 1주일에 1편씩 총 3편을 썼는데도 글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집에서 카페로 나와야 하는데 주인공은 아직도 집에 있다. 이제 겨우 아침밥 먹고 샤워함)도 그렇지만, 내 글을 위해 실존 인물을 이용한다는 점이 여러모로 곤란하다. 처음부터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런데 인물은 어떻게 창조하는 걸까? 자전적 글쓰기밖에 못하는 나로서는 미지의 영역이다.


정세랑 신작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는 20세기 예술가 심시선 씨의 10주기를 조금 특별하게 보내는 자손들의 이야기다. 장녀 명혜의 주도로 이들 대가족은 심시선이 어린 시절을 보낸 하와이로 떠나고, 각자 여행에서 찾은 가장 좋은 물건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제사상에 올리기로 한다. 고인의 바람에 따라 지금까지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이다.


늘 정확한 포인트를 찾지 못한 채, 정세랑 소설은 어째서 이렇게 재밌는 건지 의아해하며 페이지를 넘기는데 이번 신작에서는 감탄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이 많은 인물을 창조하는 방식 말이다. 어머니이자 장모, 할머니인 심시선을 회상하며, 그와 얽힌 기억을 떠올리며, 또 현재의 삶을 고민하며 인물들은 개성적인 서사를 갖게 된다. 그리고 모두의 기억과 자신이 쓴 작품, 생전에 남긴 인터뷰에서 발췌된 인용이 모여 구축되는 인물 심시선. 시선으로부터 뻗어나간 나뭇가지들이 각자의 서사를 통해 다시 심시선이라는 거대한 나무를 만든다. 그러니까 이런 창작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2020년 6월 8일부터 14일까지

1. 책
<시선으로부터,> ​읽는 중. 야 진짜 왜케 재밌냐... 어디가 재밌는지 콕 찝어 말하기 어려운데 재밌는게 정세랑 소설의 매력인듯.
<모리스> ​완독! <시선으로부터,> 빨리 읽으려고 후딱 끝냄

2. 음악
- Ashe <Moral of the Story> Chap. 1, 2 (2019)
- 타케우치 마리야 ‘Plastic Love​’에 뒤늦게 꽂혀서 결국 <Variety> 앨범 주문했다.

3. 넷플릭스
<우주의 전사 쉬라> 시즌 1 계속 보는 중



#주간다다

매주 본 컨텐츠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기록합니다. 인스타그램(@spaceandtime_​​)에서 2019년 여름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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