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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egil Mar 30. 2024

커피 원두 선택

커피 원두, 블랜딩, 싱글 오리진 (사진 : 커피 파인더 제주)

바리스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한새길입니다.


카페에 가면 어려운 단어로 적힌 원두를 선택해야 해서 머리가 아프죠. 반대로 바리스타 입장에서도 어떤 원두를 추천해줘야 할지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싱글 오리진과 블랜딩의 차이점, 원두 구매 가이드를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하오니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싱글오리진>>

영어로 해석해서 말하면 단일 기원, 커피로 해석하자면 한 농장에서 재배 및 프로세싱한 생두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라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스페셜티는 일종의 등급일 뿐 싱글오리진이라 하여 다 그렇진 않습니다. 단지 싱글 오리진에 대한 정의가 '가치의 투명성'으로 이어지다 보니 '스페셜티'로 인식이 된 것 같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된 원두보다는 에티오피아 어느 농장, 지역으로 집중하게 됩니다. 이내 농장의 상태와 재배과정, 가공과정, 농장주의 이름과 얼굴까지 공개하게 되면서 개인의 브랜드를 만들고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결과 '싱글오리진'이라 불리는 생두에서 마이크로랏, 스페셜티, coe 등 등급으로 나누어 구분하게 되는 것이죠. 넓은 면적에서 재배된 싱글 오리진은 어떤 위치에 자랐는지에 따라서 같은 농장이라 할지라도 조금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이크로랏과 스페셜티의 간극이 이것이죠.


'싱글 오리진'으로 추출된 커피는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한 농장에서 소개하는 품종, 프로세싱, 재배 등 모든 과정을 전달하는 농작물이자,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생두가 가진 다채로운 표현과 개성을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어떤 커피인지 소개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이 고기가, 이 채소가 어떻기 재배되고 길들여졌는지, 어떤 과정으로 식탁 위에 올랐는지 그 모든 과정을 알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원두봉투에, 카드에 쓰인 어려운 단어는 그것을 대신 설명합니다.


빵에 발라먹는 '잼'이 있습니다. 딸기, 라즈베리, 포도, 견과류를 조합하여 만든 이 잼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이 맛에 익숙해졌다고 가정을 해봅니다. 우리는 여태 조합된 것에 익숙해져서 딸기잼, 라즈베리, 포도, 땅콩버터가 낯선 상태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블랜딩>>

'싱글오리진'을 섞어 만들어진 커피입니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강배전 된 블랜딩도 있지만 약배전된 블랜딩도 있습니다. 싱글오리진에서 표현되는 향을 조합하여 새로운 향을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을 제공하는데 목적을 둡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달달한 디저트와 페어링 했을 때 무난하고 썩 좋은 조합을 제공하며, 균일성이 좋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단가 절감과 더불어 커피 결점 및 계절에 영향을 받는 생두의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강배전으로 볶아 제공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블렌딩이라고 하면 싱글오리진 보다 안 좋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충분히 이해하는 바입니다. 싱글오리진 2종 이상을 조합하여 만들며, 최대 4-5종까지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많이 쓴다고 하여 좋은 결과물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스페셜티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많은 로스터리에서 스페셜티를 조합하여 만든 블렌딩이 제공되고 있으며, 싱글오리진에서 부족한, 다양성을 채워 더 나은 커피를 표현하기에 어중간한 싱글오리진 보다는 낫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강배전으로 볶아 판매하는 곳도 꽤 많이 늘었기 때문에 블렌딩이라고 하여 싸구려 커피라 단정 짓기에도 어렵습니다.


<<원두 선택 및 구매 가이드>>

싱글오리진을 보면 영어로 쓰인 문구들이 있습니다. 앞에 에티오피아, 케냐, 브라질, 니카라과, 예멘, 파나마, 니카라과, 르완다, 페루, 과테말라, 볼리비아 등 나라 이름이 적혀있고 중간엔 농장 이름이 마지막엔 가공방식을 넣는 게 대부분입니다. 제대로 된 곳이라면 보통 원두를 구입하기에 앞서서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하면 생두 정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꼭 참고하여 구매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블렌딩 같은 경우엔 다양한 생두가 섞여있기 때문에 직원에게 어떤 뉘앙스인지 물어보면 좋으며, 원두를 구매할 때 시향도 가능하고 서비스로 커피 한잔을 주는 곳도 꽤 많으니 직접 경험하고 판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같은 생두를 쓰더라도 로스터리마다 표현되는 향이나 맛이 다를 수도 있으니 꼭 한 곳에 의존해서 구입하지 말고 다양한 곳에서 마셔보며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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