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

by 아빠를 여행하다

_ 36.


"아빠는 왜 목사님이 안됐어?~"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냐면~ 아빠는 왜 목사님이 안됐냐고~"

"그러니까 그게 왜? 아빠가 목사님 같아?"

"응. 그런 말이 아니라~ 아빠는 왜 목사님이 안 됐어~"


아이는 아빠의 겨드랑이 밑을 파고들어 팔을 붙잡고선 계속해서 뭔가를 졸랐다. 마치 연인끼리 팔짱 끼고 길을 걷다가 애인의 답변을 애원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아이가 무슨 의도로 그렇게 묻는지 통 알 수가 없었다.


"그렇잖아~ 나한테 먹을 것도 사주고~ 이렇게 재미있는데도 데리고 다니고~ 잠 잘 곳도 마련해주고~ 그런데도 왜 아빠는 목사님이 안 됐어?~"

"그거야, 뭐... 생각해 봐. 아빠 같은 사람이 목사님이 돼 봐라. 세상이 어떻게 되겠니?"

"그래도 왜 안 됐어~ 그래도 되지 않아?"

"그러니까... 뭐... 꼭, 목사님이 안 돼도 목사님처럼 살 수도 있고... 목사님 같은 역할도 하고 뭐... 그런 거 아닐까? 그런데... 대체 왜 묻는데!"

"응~ 그러니까... 아냐, 아냐!"

"왜 그래? 뭔데?~ 왜 그러는데?~"

'왜 그러냐면... 아니야. 아니야!"


그는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믿고 있었다.


'우리 아빠는 이렇게 참 착한데... 왜 이런 성품으로 목사님이 안 됐을까? 목사님을 하면 참 잘할 텐데~'


그는 뿌듯한 발걸음을 한발 한 발을 내딛고 있었다.

잠시 후 그들은 진마핑에서 버스를 탔다. 쿤밍시 서산에 가려면 해 어떻게 가면 될지 리셉션에 가서 알아오라고 아이에게 임무를 주었었다. 곧잘 알아가지고 온 정보로 그들은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공원이 곧 나타났다. 바다만 한 호수가 펼쳐지고 있었고 갈매기들은 제철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호수를 끼고 걷는 산책로에는 퍼덕퍼덕 날개 짓 하는 갈매기들과 시민들이 한 떼가 되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햇살은 눈부시게 번득이고 있었고 파도치듯 넘실대며 출렁이는 호수는 영롱하고도 찬란했다.

그들은 멀리 보이는 서산 기슭으로 걸어갔다. 산 아래 춤으로 연결된 이 차선 도로를 따라 걸었다. 한참을 걸었다. 중국인들은 케이블카로 오르고 있었다. 공식적인 입구가 없었기에 산에 오르려면 어디선가 통로를 발견해야 했는데 산기슭으로 통하는 계단을 겨우 발견했다. 입구에서 옥수수, 튀김을 파는 상인을 보고 그제야 안심을 했다. 두 갈래길에서 그는 지는 해를 보며 좀 더 긴 시간을 보내려고 먼 길을 택했다. 조금 오르니 청명한 쿤밍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그 주위로 너른 호수도 펼쳐졌다. 그는 그곳에서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고 문인이 되었다.

해가 산 너머로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해가 호수 쪽으로 지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시야는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왔던 길로 돌아와 숙소에 지친 몸을 풀었다. 그는 잠에 취해 골아떨어진 아들의 일지를 오랜만에 들춰 보고 있었다. 일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우리는 점심을 들고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었다. 먹으면서 아빠가 입에 묻히고 먹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것이 듣기 싫었다. 우리가 쿤밍에 도착한 첫날 엄청난 여정을 보낸 중에 다퉜던 이야기를 가지고 또다시 투닥투닥거리면서 밥을 먹었다. 이번 여행에서 정말 궁금한 것 중의 하나는 아빠는 왜 목사님을 안 했을까인 것 같다. 왜냐하면 설. 교. 왕~! 정말 정말 설교를 잘해! 끝날 줄 모르는 잔소리. 와~ 주체할 수 없는 말 빨!>


끝까지 일지를 살펴본 그도 목사님이 안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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