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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바보 May 07. 2020

97년엔 그랬었다

feat. 과거로 타임머신

방청소를 하다 나온 뜯지도 않은 CD 한 장...













지금은 팔지도 않고, CD를 구경하기가 더 힘든 요즘 시대

이 CD 한 장이 나를 1997년으로 시간이동을 시켜주었다.

그때는 100년 뒤에 나의 손자 손녀에게 물려줄 CD를 공시디에 구워서 사진을 저장하곤 했다.

그리고 그때는 CD는 영원히 기록되는 저장공간으로 알고 있었다. 그때는 황금 CD라고 CD 한 장에 여러 가지 게임이 들어있는 CD를 사러 용산 전자상가를 기웃거리던 적도 있었다.


그때는 그랬었다

스타크래프트, 바람의 나라, 리니지, 레인보우 식스가 유행했던 시절

2020년 원더 키디를 보면서 그날이 올까 했었다.

2000년에는 지구가 종말 된다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들, 밀레니엄 버그로 인해 통장의 돈이 다 없어진다는, 혹은 컴퓨터가 망가진다는 소문들

하지만 1999년 12월 31일 그날은 평화롭게 하루가 지나갔다.


그때는 그랬었다

 HOT 캔디가 히트를 쳤고, 애송이의 사랑 양파가 히트를 치고, 수능은 과로로 인해 시험을 치르지 못했었다.

지누션의 말해줘는 지금 들어도 명곡이다. 유승준이 가위로 히트를 치고 몇 년 뒤엔 사라질 줄은 몰랐었다.


그때는 몰랐었다

그때가 IMF라는 것을 그렇게 심각했던 것을 

나는 학교만 왔다 갔다 하느라 아버지의 무거운 어깨를 모르고 있었다.

그 무게를 2008년에도 체험하고, 2020년 지금 나는 막 체험하리라는 것을


그때는 나는 몰랐었다.

5년 뒤에 그 아버지가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시는 것을

아버지가 돼보니 아버지의 무게가 그토록 무거웠다는 것을

아버지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이 이젠 기억 속에서만 그리워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는 나는 몰랐었다.


지금 나는 알고 있다.

그때가 덧없이 즐거웠고, 행복했었던 것을...

세상은 그때보다 편해졌지만 

그리운 1997년 

그리고 지금 2020년 5월 어느 날 밤

갑자기 눈물 한 방울 흐르는 적적하고 평온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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