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직업군들의 모음집
맹모삼천지교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자의 엄마 교육열
무덤 주변에 있었더니 아이가 곡소리를 배우고
시장통에 있었더니 장사하는 소리를 배워
결국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해
맹자가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했다는 이야기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주변에 본보기가 되는 인물들이 있고
훌륭한 품성 또는 좋은 배경에서
자라기를 바란다.
종종 맹모의 이야기를
극성 학부모들을 꼬집으며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그대로 보고 듣고 배우며 성장한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적용하자면 이리저리 이사 다니다가 결국 강남 8학군, 과천시, 목동, 중계동, 분당구, 평촌신도시, 수성구, 유성구, 둔산신도시, 송도국제도시, 일산신도시, 여의도동, 용산구, 해수동 등 학군 좋고 땅값 비싼 지역에 고급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이주한 후에 SKY 의대/로스쿨/정치외교학과/경영학과/공대/사범대에 입학, 졸업해서 의사/법조인/정치인 및 고위공무원/사업가/교사/교수/과학자/기업인이 되었더라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출처 나무위키 <맹모삼천지교> 사례
막연히
집값이 비싸고 부자들이 산다는 동네에서 키우는 것이
반드시 아이 주변 환경이 좋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환경'이라고 하는 것의 판단에
꼭 정답이 하나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전학오고 싶어하고 이사오고 싶어하는 학교 중
하나에 근무하며 넓은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내가 사고하고 생각하는 범위가
그들 덕분에 넓어졌고,
새로운 세상의 단면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 사실이다.
어른인 내가 이러한데,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나로서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요즘은 학교에서 부모의 직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가정 환경 조사서에는
부모님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지 그것이 끝이며,
별도로 같은 학교 재학 중인 형제자매가 있는가 하는 정도만
물을 뿐, 아이들에 대한 배경지식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은 우스갯소리로
학급의 반 이상의 학부모 직업이 의사라서
다 모이면 종합병원을 세울 수 있다거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학부모의 신상 정보를 알 수 있을만큼
내로라는 유명인인 경우도 많아 조심해야한다고 말한다.
강남의 주요 8학군 중에서도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학교에는
고소득 직종이거나 연예인들의 자녀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주말에만 부모님과 만난다는 아이들도 많은데,
지방 법원에 부모님이 근무하거나
지방에 있는 병원에 근무하거나
사업체가 외국에 있기 때문이다.
환경조사서도 안 쓰는데 어떻게 아는 것인지 궁금할텐데
아이들은 학교에서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함께 시간을 나누기 때문에 맥락상 그리고 정황상
유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혹시나 궁금해서 캐묻고 싶지 않냐 궁금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민원의 대상이기에 그런 정보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 낫다)
'안물안궁'
물어보지 않고 궁금하지 않지만
담임 선생님에게 들어오는 정보는
생각보다 정말 많다보니 어렴풋이 짐작할 정도는 된다.
그리고 딱히 안다고 해서 공교육 체제에서는
교육에 대하여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에 알고만 있는 정도라고나 할까.
세상에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구나
막연히 알고 있던 직업군,
그러니까 뉴스나 신문, 잡지 등
아득히 먼 곳에 존재하는 것으로
어렴풋이 짐작했던 직업군이 진짜 살아있고(?)
그들도 아이를 낳아
생애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며 나이든다는 것도
실존 인물들을 만나고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에서는 보통 일년에 한 두 번
아이들의 진로교육을 위해
학부모들의 재능기부를 받는다.
이틀에 걸쳐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살펴보는데
부모님들이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짤막한 시간들이 모인
이틀은 그야말로 화려한 직업 소개 대잔치이다.
정말이지 내가 살아온 세상이 좁고 좁았구나
이렇게 세상에는 많은 직업군이 존재하구나
이런 직업군들이 고연봉이구나
어른인 나로서도 생소하고 낯선 정보들을 배운다.
정말이지
한 수 배운 느낌이랄까.
좁은 우물 안에 갇혀 있던 나에 비해
아이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안목이
나보다 훨씬 반경이 넓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몹시도 부러웠다.
유명 아나운서, 국가 대표 선수, 대학교 교수, 헌법연구원, 방송국 메인PD, 회사 임원, 정부 중앙부처 서기관, 의사, 약사, 수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
정말이지 한 자리에 모으기조차 힘든 직업군들의 자녀들이
한 공간에 모여있다는 사실이 몹시도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매일 주어진 업무와
정해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별로 그렇지도 않다.
결국 그러한 직업군을 가졌다 해도
한 아이의 부모이고 그 아이를 키워본 것은 처음이라
서툴고 어색한 점도 많기 때문이다.
요즘 과거처럼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물어볼 수도 없고,
굳이 부모님 직업 기록란도 없으니,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처럼
보통은 끝까지 모르고 1년을
무사히 보내자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말 끝마다
'제가 서울대 출신이어서'
'저도 아이를 가르치는 교수라서'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개인 신상을 먼저 밝히는
진상 손님이 아닌 이상은
정확하고 명확한 직업에 대한 정보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어렴풋이
학부모가 대단한 직업이고 고연봉이겠다
추측만 할 뿐이다.
종종 발표나 수다 도중에
'우리 엄마가 교수님인데'
'우리 아빠가 동물 돌보는 수의사인데'
라는 듣는 이가 원치않는 셀프 신상공개가 일어나곤 하지만
흩어져 나가는 소리 파동과 함께
모두 한 귀로 흘리는
놀랍지도 않은 사소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집의 환경이 어떠하든,
드넓은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
친구들의 가족 이야기로라도
간접체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몹시도 아이들에게 소중하고 귀한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모두가 잘나서 오히려 잘난척을 하지 않는다
전해지는 동네 전설처럼
대단한 직업군들이 진짜로 존재하고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아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의 가르침이 아닐까.
아이가 미래에 롤모델이자
본받고 싶은 또는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컸으면 하는 소망은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데리고 다녔던 그 소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삶의 안목을 키우며
드넓은 세상에 잘나가는 사람들과
마주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의도나 방법이 무엇이든,
더욱더 좋은 동네로 좋은 학군으로
요즘 엄마들의 마음은 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