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인구가 2억 1천 2백만명인데, 소 사육 두수도 이와 비슷한 2억 1천 3백만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대부분 방목해 키우기 때문에 소고기 값이 무척 싸다. 브라질 사람 등의 주식이 바로 이 소다.
팔뚝 길이보다 긴 쇠고챙이에 소고기를 꽂아 숯불 화덕 옆에 열 시간 이상씩 두어 그 열로 구워지고 기름을 빼서 만든 요리이다.
브라질리아에 있는 전문식당을 가 볼 기회가 있었다. 간단한 야채를 가져와 먹고 있으니 본격적으로 고기를 가져오기 시작한다. 고기를 꽂은 꼬챙이를 가져오면 부위를 물어보고 간단히 한두 조각만 맛보기로 먹어본다.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잘 생긴 남자 종업원 여러 명이 각기 다른 부위를 가져와 얇게 베어 내 준다. 한 순번이 다 돌고 나면 부위별 맛을 비교할 수 있다. 그중에서 맛있는 부위를 가져 오는 경우만 베어 달라고 하고 그 이외의 것은 과감히 물리친다.
브라질 사람들은 쇠고기에서 삐깐야(Picanha)를 최상으로 친다. 엉치뼈와 붙어있는 엉덩이살 (upper lump)로 매우 부드러운 육질 부위다. 그다음으로 꾸삥(Cupim)이라고 해서 소등 쪽의 혹 부분이다. (브라질 소는 이 혹이 다 있다) 다음이 꼬스뗄라(Costela)라 하는 갈빗살 부위이고, 삘레(File)라 하는 등심 및 안심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삐깐야와 삘레 미그논(안심)이 제일 맛있었다. 이에 비해 우리가 잘 먹는 갈빗살은 맛이 좀 떨어진다. 우리가 갈비를 제일로 치는 것은 얼리지 않은 삐깐야와 안심을 먹을 기회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고기를 굴 때 왕소금을 듬뿍 뿌려서 굽기 때문에 처음으로 잘라주는 바깥쪽 부분은 매우 짜다. 그게 싫으면 두 번째 잘라주는 것부터 먹으면 된다. 특이한 것은 테이블 가운데 여분의 큰 접시가 놓여 있는데 이 용도는 먹다가 먹기 싫은 고기를 버리는 접시이다. 너무 많아서 버리고 조금 기름이 섞여있다고 버리고, 입맛에 맞지 않다고 버리고 그러다 보니 썰어 받은 고기의 반은 먹고 반은 버리는 것 같다.
브라질리아에서 잘한다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는데 하필 이날이 어머니날이었다. 어머니들을 모시고 온 사람들로 길게 줄을 서야 했다. 그러나 축하하고 축하받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맛본 음식이라 그런지, 슈하스까리야를 생각할 때마다 소고기의 새로운 맛과 어울려 즐거운 음식으로 떠올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