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후회는 산처럼 쌓이고,
다가오는 걱정은 바다처럼 아득하다.
뒤는 태산이요, 앞은 망망대해.
바닷가에 철푸덕 앉아,
모래 사이 빛나는 조개껍데기 짚어 본다.
‘나처럼 가만히 있어 봐’
조개의 속삭임이 진주 같다.
두 팔로 무릎을 안고 멀리 바라본다.
가만히 그리고 깊이 들어본다.
바다가 복숭아뼈를 만지고 도망간다.
바람이 목덜미를 휘감고 사라진다.
희미하던 내가 보인다.
모래 위 그림자가 짙어진다.
민간항공사에서 조종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상을 글로 씁니다. 이성적인 직업과 감성적인 취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즐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