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by 김대호


예전 전시회에서 이런 생각을 본 적이 있다.

한 사람이 내뿜는 목소리는 공기가 진동하는 것이며,
이 진동은 확산하며 점차 약해지지만
매우 미세해질 뿐이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결국 이 생각대로라면 지구가 생겨났을 때부터
모든 목소리와 외침들은
지금도 이 대기에 약한 진동으로 떠 다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생각대로라면
과거 수많은 전쟁과 분쟁에서
나라든 가족이든 신념이든 혹은 하루의 생존이든
그것을 위하여 싸우다 영면한 이들의
목소리. 외침. 비명. 흐느낌과 울먹임 또한
지금 이 대기에 약한 진동으로 떠돌 것이다.

당신들 덕분에 이 대기에는 총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대신
축제의 음악과, 아이들의 웃음, 즐거운 대화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평화로운 이곳 대기에서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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