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숨은 의미

by 김대호

코로나가 세상을 휩쓸었다.
‘왕관’이라는 이름답게
온 세상이 머리를 조아렸다.

거대한 나라의 대통령도 깨끗하지 않은 입을
마스크로 가려 경의를 표했고,
강력한 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은 집 문을 걸어 잠갔다.

방 안에 쭈그리고 앉아
배달로 시킨 도시락을 뜯으며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그게 그렇게 대단한 것이었어?

부재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사람들은
‘왕관’ 바이러스가 오기 전 누렸던
공기처럼 당연한 일상이 가진 의미를
이제야 알아차린 것이다.

공원에 옹기종기 앉아 웃으며 잔을 부딪히는
가득 찬 영화관에서 같은 장면에 함께 눈물짓는
모두 손을 잡고 가수와 함께 떼창을 노래하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없으면
일상은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린다는 사실을
코로나가 휩쓸고 나서야 알게 됐다.

분명 코로나는 지금 쓰고 있는 왕관을
언젠간 인간에게 돌려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폐위될 것이다.

언젠간 또 잊어버리겠지만
잠시나마 일상의 의미를 알게 된 인간들의 걸음걸이가
감사함으로 조금 더 느려진다면.

그것이 코로나가 세상에 나타난
의미일 것이라
차갑게 하얀 마스크를 바라보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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