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소식을 접한 대학원 시험
급한 준비로 저녁 먹을 시간이 부족했다.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에서
적당한 버거 세트를 챙겨 학교로 달렸다.
학과 건물로 들어가기 전
등나무 아래 어두운 벤치에 자리를 잡고
종이봉투에서 버거와 콜라를 꺼내 크게 한입 물었다.
맥도날드에서 자랑하는 풍미를 음미할 새도 없이
우물우물 씹고 꿀꺽 삼켰다.
네 번째 한입을 물려는 순간
회색 물체가 앞자리로 뛰어올라 나타났다.
한 밤의 경상대 고양이었다.
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고양이의 의도를 짐작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적어진 사람들로 심심하던 차
벤치에서 급하게 햄버거를 씹는 사람에 대한 소소한 흥미?
밤 중 벤치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야간 대학원생의
비어있는 앞자리를 채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연민?
아니면
민감한 후각을 자극하는 고기 패티에 대한
본능적인 이끌림일 수도 있겠다.
시험 시간이 다가와 다시 버거를 먹기 시작하거나 말거나
고양이는 조용히 앉아 자신의 털만 핥는다.
여러 짐작 중 한 가지로 확신이 모이지 않아
마지막 버거의 한입은
고양이 앞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내 배려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내가 일어섬과 동시에
자신의 길로 사분히 걸음을 옮긴다.
정체불명의 묘 선생 덕분에
급하고 쓸쓸할 뻔했던 혼밥 식사가
차분하고 외롭지 않은 합석 식사가 될 수 있었다.
늦은 밤 혼밥 하는 대학원생에 대한 연민은
인간이나 고양이나 가질 수 있는
측은지심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