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자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있고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일종의 충격요법을 사용한다.
그 방법이란 바로
약간의 상상력과 감정이입을 사용하여
자아를 가상의 전쟁터에 보내버리는(;;)
고도의 극약처방인 것이다!
잠시 눈을 감고 집중하여
여러 매체에서 접했던 일반적인 전쟁 속으로 즉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진흙탕의 전선에서
어안이 벙벙하게 깨어나는 것이다.
상상력을 고도로 끌어올릴수록
화질과 음향효과, 현장감이 올라간다.
진흙바닥에 철모를 엎어놓고 그 위에 앉아
지금 무엇이 보고 싶고 그리운지
어떤 아련한 마음이 드는지 가만히 느껴본다.
통장의 돈이나, 멋진 차가 그립진 않다.
큰 걱정이 없는 평범한 삶과,
일상을 함께 보냈던 사람들이 그리워질 것이다.
늦밤이 돼 번쩍이는 포탄 불빛에
얼굴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며
흙바닥에서 웅크리고 그리움에 묻혀
잠이 들려는 찰나
선임이 때리는 뒤통수에 벌떡 일어나
호루라기 소리에 방향도 알지 못한 채
총을 들고 앞사람을 따라 달리기 시작하려는 때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눈을 떠보면 사무치게 보고 싶었던
사람과 평안의 일상이 눈앞에 주어진다.
“왜 그렇게 쳐다봐??”
아무 말 않고 총을 쥐었던 손으로
그녀를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