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친구를 보며

by 김대호



퇴근길 버스에 앉아 창 밖으로 어스름에 잠긴 길거리를 구경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여러 장면들 중에 한 장면이 유독 진하다.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심신이 지친 상태여서 그랬는지,

이 아이의 무지막지하게 밝은 모습에서 광채를 보았다.


아마도 어스름에 대비되는 하얀 도복이 더욱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무엇이 이 친구를 이만큼이나 즐겁게 만들었을까?


태권도장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뛰었으려나,

아니면 집에 계신 어머니께서 맛난 걸 만드신 걸까?


아니면 언제든 주위를 밝게 만드는 햇빛 같은 친구일 수도 있다.


내일이면 나도 원래의 곳으로 돌아간다.


하얀 태권도복을 입지는 않지만

그 친구처럼 광채가 나도록 밝은 모습으로 돌아가야겠다.


누군가 나를 보고 힘이 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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