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의 탄생

by 김대호



약 한 달 전

공군과 해군, 육군의 선배, 후배들과

서울 근처로 한 달 정도 파견을 다녀왔다.

파견지에서의 생활은 불만과 불편함을 계속 삼켜야만 해서,

파견 내내 급체를 달고 사는 기분이었다.


시간은 중력처럼 일정히 흘러 파견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 됐다.

쌓인 피곤함과 끝이라는 안도감을 덮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내 잠이 들었다.


버스가 대전 숙소의 근처 교회 주차장에 도착해

트렁크에서 짐을 내리다가 귀한 장면을 목격했다.


인자함이 무기인 해군 선배가 버스에서 내리자

‘아빠!!’ 소리를 외치며 선배 아이들이 선배에게 달려왔다.

아이들 뒤에는 형수님께서 웃으시며 휴대폰으로 이 장면을 찍고 계셨다.

큰 덩치를 지닌 선배는 낮게 앉아 아이들을 폭 안아 주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며 여러 생각이 피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장면은 그냥 탄생하지는 않을 테다.


아이들이 ‘아빠!’ 라고 크게 외치며 달려오는 것은

그동안 선배가 아이들에게 헌신한 ‘좋은 아빠’의 시간이 있어야 했을 것이고,

아이들의 커다란 포옹은 3주간 타지에서 고생한 선배의 시간과

긴 시간 독박 육아를 감당한 형수님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게 귀한 시간들이 캔버스의 유화 물감처럼 쌓이고 쌓여

내가 목격한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한 부부가 아기를 가지고, 낳고, 키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신이 선사한 과제물인가.


행복한 아이들을 키운 부모들은

모두 큰 어른이고, 스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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