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부동산 투자 시장 결산 및 2020년 전망
2020년이 시작된 지 1개월이 지났다. 1분기 부동산 투자시장의 분위기가 작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작년보다 Deal은 줄었고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데 더 큰 신중함이 요구되는 분위기다. 한 가지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금융투자 업계 전반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019년의 몇 가지 이슈를 분석하고 2020년 부동산 투자 시장을 전망해본다.
주요 이슈
1. 2019년 급성장한 부동산 상품: 지식산업센터
2. 주요 규제에 따른 투자자 동향 전망
3. 전 세계로 확장되는 해외부동산 투자
2010년대에 들어오며, 펀드를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오피스(업무시설)이 주요 상품이다. 하지만 오피스는 대체로 중심 업무지구에 위치하며, 가격이 비싸고 도심에는 이미 더 개발할 토지가 없어 공급이 제한적이다.
그렇다 보니, 오피스 자체는 아직 주요 부동산 투자 상품이지만, 더 이상 확장성을 가질 수 없어, 대체 상품으로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업무시설과 실제 용도 자체는 비슷하지만, 법적 용도는 공장으로 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토지비가 저렴한 공업용지에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IT, 지식정보관련 산업 및 기업에 주목하며, 해당 산업의 업체가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했을 시 임대비용 지원,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 테헤란로 중심으로 입주해 있던 IT기업이 지식산업센터로 옮기며 임대수요도 늘고 있다.
뉴스 기사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는 2019년 159개의 사업장이 인허가를 득했으며, 이는 2018년 사상 최고치인 117건보다 36%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지식산업센터 인허가를 획득한 사업장은 2014년 37건을 시작으로 2019년 536개 사업장이 되었으며, 이는 2016년 대비 3배가량 늘어났다.
지식산업센터의 특성상 종로, 강남, 여의도 등 도심보다는 외곽지역 및 경기지역에 주로 공급되는데, 경기도 지식산업센터 공급 통계를 살펴보면 2019년 누적 공급량은 235만 평에 이른다.
여의도 63빌딩이 약 6만 평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많은 공급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은 2020년 이후 공급량이다. 2017~2019년에 인허가받은 사업장은 2~3년 후에 사용승인(준공)을 득한다.
경기도 지식산업센터의 착공 승인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2022년의 공급량을 추정해본 결과, 2020년~2021년에는 약 110만 평의 공급이 예상되며, 2022년의 누적 공급량은 368만 평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경기도에서 통계상 잡히는 숫자일 뿐이며, 실제 전국으로 확장하면 훨씬 더 많은 공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산업센터는 2019년 부동산 투자 시장 전체의 성장에 한몫했다. 이로 인해, 건설사와 시행사, 금융회사는 많은 수익을 창출했으며, 건설업이 성장함에 따라, 유관 된 제조업도 동반 성장해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다만, 이런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 있는 본질적인 질문이 생긴다.
- 지식산업센터의 수요 역시 급격한 성장 추세인가?
- 지식산업센터 공급에 따른, 최종 리스크는 누가 부담하는 것인가?
지식산업센터의 주요 임차인(수요자)은 제조업, 정보통신업, 지식산업(경영컨설팅, 법률, 세무, 회계 등)으로 한정된다. 제조업은 기존 노후 공장에 입주해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쾌적한 업무환경에 대한 니즈가 있는 업체는 이전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중소(5억 원 이하)제조업으로 한정하여 보면, 2014년 이후 전체 매출의 감소 추세에 있다. 최근 대기업 위주의 성장과 경제 전반이 경색된 분위기 인걸 감안하면 납득된다.
또한, ICT 산업은 2016년 이후 2018년까지 지속 성장세에 있으나, 성장성이 크지 않고 2016년 대비 2017년 영업이익은 20%가량 감소한 것이 다소 부정적이다.
상기 사항을 종합하였을 때, 지식산업센터의 막대한 공급량 대비 주요 수요층의 지갑 사정이 녹록지 않으며, 장기적 전망도 다소 불확실하다. 그러므로, 일정 수준 공급이 되어 수요가 한계에 다다르게 되면 대규모 공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지식산업센터 투자자는 시장 경제가 회복되어, 해당 산업이 확장될 때까지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으며, 시장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임대를 놔야 하는 리스크에 노출된다.
지식산업센터는 기업이 직접 해당 공간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개인 투자자가 개발 시점 이를 분양받아, 준공 후 임대사업을 영위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사업 초기에 금융회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을 투입하고 시공사는 책임준공을 확약한다. 그 이후 개인이 투자자로 참여해 해당 상품을 분양받는 식이라, 사업 초기에는 금융사, 시공사, 시행사가 리스크를 지지만, 준공 이후에는 이를 분양받은 개인 투자자에게 리스크가 전가된다.
2019년 분양한 지식산업센터 사업장들의 실적이 대부분 양호해 금융회사, 건설사들은 엄청나게 성장했다. 그 말은 즉, 금융회사는 이미 리스크의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산업 및 경제 전반을 예측할 수 없는 2~3년 후의 리스크는 개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임대실적이 양호하고 적정 수요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워 괜한 우려일 수 있으나, 최근 비정상적으로 많은 공급이 계속되었고 장기적 경제 성장이 긍정적이지 않은 이 시점에 투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2020년에도 지식산업센터는 지속 공급 예정이며, 금융기관도 끝물로 생각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2020년 부동산 시장 성장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