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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회식에서 아직도 외모를 평가할까?

– 중고생 때 멈춘 ‘인식’의 시간

by DataSopher



얼마 전 지인이 회식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누가 이쁘니, 누가 괜찮다느니”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술잔이 오갔다고 합니다. 순간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정말 아직도?’


학생 시절에나 어울릴 법한 외모 평가가 어른들의 회식 자리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낯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겠죠.

“그냥 농담이지, 뭐 어때.”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그 농담은 누구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았는가?’

‘그 평가를 들은 누군가는 그 순간부터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외모평가는 ‘퇴행의 언어’다


회식에서의 외모평가는 대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타인의 가치를 외형으로 재단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사회 전체가 그 문법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기업 HR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조직문화의 ‘퇴행의 언어’입니다.

어떤 회사는 더 나은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OKR을 고민하고 고객경험을 데이터로 분석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회사 내부에서는 아직도 타인의 외모를 가벼운 농담거리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 모순을 HR팀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HR의 역할은 법규준수가 아니다


HR팀은 법적 준수 담당부서가 아닙니다.

그들은 기업문화를 설계하고 구성원들의 인식 속 ‘보이지 않는 기본값’을 새로 쓰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합니다.


외모 평가를 하지 말자고 선언하는 것이 아닙니다.

외모 평가가 왜 나쁜지, 누가 상처받는지를 교육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무엇이 대화의 가치인가?’를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HR팀은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평가하기보다, 그 사람과 더 많은 것을 경험하자”고.


캠페인이 아닙니다.

조직 내부 대화의 수준을 올리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외모 평가가 아니라 ‘경험 공유’가 회식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


조직 내 회식문화는 조직의 ‘미러’입니다.

회식 자리에서 우리는 서로를 평가하고 있나요 아니면 서로의 경험을 배우고 있나요?


‘그 사람과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은 외모 때문이 아니라 그의 경험에서 배울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졌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우리가 성숙한 회사라는 증거입니다.




외모 평가가 HR 데이터로 연결될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최근 HR 애널리틱스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떤 팀이 더 높은 몰입도를 갖는가?

어떤 조직문화에서 더 낮은 이직률이 나타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변수로 ‘심리적 안전감’을 수치화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외모 평가와 같은 행위는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해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즉 HR팀은 외모 평가가 발생한 조직 내에서는 이직률, 몰입도,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외모 평가를 금지해야 하는 이유는 법이나 윤리가 아니라 성과와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데이터적 사실입니다.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회사


이제 우리는 외모 평가를 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넘어서야 합니다.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기업 더 가치 있는 대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 진짜 문제해결이자 변화의 시작입니다.


그 질문은 어쩌면 이렇게 단순할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이 가진 경험은 무엇일까?”

“그 사람이 우리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진짜 ‘사람을 키우는’ 회사입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가요?

회식 자리에서 외모 평가 대신 어떤 대화가 오가고 있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들려주세요.


당신과 함께 더 나은 대화를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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