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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Apr 04. 2022

무뚝뚝한 남편

[빵점짜리 매너]

어쩌다 분위기를 좋아하는 매우 감성적인 성격의 아내와 그와는 반대로 목석처럼 무뚝뚝하기가 그지없는 남편이 만나 같이 살아가고 있었다.      

 

아내는 아주 조그만 일에도 자주 감동을 하는 성격이었지만, 남편은 전혀 그렇지를 못해서 아내는 그런 남편과 살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남편이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일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게 된 것이다. 언제 돌아올지 기약도 없는 일이어서 아내는 서운한 마음에 차마 떨어지기 싫은 안타까운 마음에 안절부절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잠시 떨어져 지내야만 할 사정이었다.      


마침내 남편은 아내를 홀로 남겨두고 괴나리봇짐을 등에 멘 채 집을 나서게 되었다. 아내도 차마 떨어지기 싫은 마음에 남편의 뒤를 부리나케 따라 나오고 있었다.      


그날이 마침 보름날 저녁이어서 둥그렇고 밝은 보름달이 동산 위로 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아내는 환하게 비추고 있는 보름달을 보자 금세 밝은 표정이 되어 남편을 바라보며 한껏 애교가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여보, 저 달을 좀 보세요. 어쩌면 저렇게도 밝죠?”     


그러자 남편은 전혀 관심이 없는 일이라는 듯 이번에도 어김없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보름달이니까 그렇지!”     


작별을 하는 순간에도 남편의 그 무뚝뚝한 버릇은 달라지지를 않았다. 남편의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대답 소리를 들은 아내는 금세 실망한 표정이 가득하였지만, 애교가 가득한 목소리로 다시 묻게 되었다.       


“그럼 이제 가면 언제 오시게 되는지요?”     


“그야 가 봐야 알지.”     


아내는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었다. 그런 남편이 야속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 말을 시키고 싶지는 않았지만 다시 한 가지를 부탁하게 되었다.      


“그럼 가시면 시간이 나는 대로 가끔 편지나 전해 주세요.”     


“내가 편지를 쓸 줄을 알아야지.”     


아내는 더욱 맥이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묻게 되었다.     


“좀 다정하고 부드럽게 대답해 주시면 어디가 덧나시나요?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저한테 무뚝뚝하세요?”     


그러자 남편은 이번에도 여전히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원래 종자가 그런 걸 날더러 어떻게 하란 말이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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