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울나무 Jun 03. 2022

그 많던 기생충들(2)

[우리 몸에 기생충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 것은?]

기생충이란 다른 동물의 몸에 붙어서 영양분을 빼앗아 먹으며 살아가는 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번에는 주로 우리 몸의 밖에서 피를 빨아먹으며 살아가는 여러 가지 기생충인 이(벼룩빈대진드기 )에 대해 살펴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그 다음 순서로 주로 우리 몸의 소화기관에서 기생하는 기생충에 대해 아는 범위 내에서 살펴볼까 한다.       


 ❉ 회충    


 회충십이지장충조충(촌충), 요층디스토마십이지장충 등 동물의 몸 안에서 기생하는 내부 기생충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옛날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기생충은 회충이었다. 회충은 어른과 아이를 구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몸속에 들어와서 겁 없이 서식하는 동물이다.       


옛날 사람들은 어림잡아 70% 이상이 회충을 몸에 품고 살았다고 하니 누구나 대부분이 회충과 함께 더물어 살아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회충사람뿐만이 아니라 개와 고양이, 소 등, 동물의 소화기관에 붙어서도 기생하는 해충이며 수컷의 몸길이는 대략 150~250mm, 암컷은 200~400mm로 마치 지렁이처럼 생긴 흉한 모습이며 색깔은 흰색이다.        

회충은 주로 동물의 소장에 붙어서 기생하며 사람이나 동물이 섭취한 음식물의 영양을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빼앗아 먹으며 서식한다. 그리고 회충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으로는 복통과 설사, 그리고 빈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회충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항문을 통해 아무 때나 수시로 몸 밖으로 저절로 나오기도 하여 잠을 자다가 깨기도 하고 매우 귀찮으면서 난처하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심지어 심한 경우에는 목을 통해 입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또한 회충은 소장에 가만히 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이 음식물을 섭취할 때마다 그것을 모두 빼앗아 먹어치우니 영양실조나 빈혈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 회충의 번식      


회충은 번식력이 매우 강한 기생충 중의 하나이다. 암컷 한 마리가 하루에 낳는 알은 약 20만 개 정도나 된다. 암컷이 소장에서 낳은 알은 대변을 통해 모두 몸 밖으로 배설된다. 이렇게 대변과 함께 배설된 회충의 알은 채소나 농작물, 그리고 음식물의 섭취를 통해 다시 우리 몸의 소장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 몸으로 들어온 회충알은 성충이 되면서 다시 번식하게 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회충 알이 우리의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과 조건이었다.      


그 이유는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농작물의 거름을 대부분 인분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대변을 통해 거름이 되고 다시 그 농작물에 붙어있던 회충의 알(성충)은 음식물을 통해 우리 몸의 소화기관으로 들어오는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조충(촌충)     


회충 다음으로 사람을 수시로 괴롭히는 기생충 중의 하나는 조충(과거의 명칭은 촌충)이라 하겠다.    

  

조충은 그 길이가 어머어마하게 길다. 긴 것은 어림잡아 7~8 미터 정도나 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그리고 생김새는 마디마디로 길게 생겨서 촌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촌충은 마디마디가 저절로 끊어지기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아주 무서운 놈이다. 그리고 끊어진 마디는 그대로 살아나서 다시 한 마리가 되고 또 한 마리가 되면서 여러 마리의 조충이 되어 살아가기도 한다.    

마디마디로 끊어진 조충은 항문을 통해 수시로 저절로 나오기도 한다. 그때마다 조충의 처리도 난처하기도 하지만, 항문이 매우 근질근질하며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항문을 통해 나왔다고 하여 죽은 것도 아니다. 끊어진 마디가 그대로 살아서 항문 밖으로 나와도 꾸물거리는 아주 징그러운 놈이기도 하다. 그리고 얼른 처리하지 않았을 경우 옷 여기저기에 붙어 말라버리기도 한다. 지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끔찍하고 더러운 놈이 아닐 수 없다.     


 ❉ 십이지장충      


  십이지장충은 말 그대로 십이지장의 점막에 붙어서 서식하며 그곳에서 사람의 피를 빨아먹으며 살아가는 기생충이다. 주로 열대와 아열대, 그리고 온대 지방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는 다른 기생충에 비해 십이지장충이 드물었다.       

  십이지장이란 사람의 위와 작은창자 사이를 잇는 부분에 붙은 창자로 사람의 손가락 굵기의 약 12개 정도라고 하여 십이지장이란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암컷의 몸길이는 약 11~14미리 정도이며 매일 하루에 1~2만 개의 알을 낳으며 번식시킨다.       


 ✱ 기생충의 구제      


 이토록 우리 몸에 기생충이 많다 보니 과거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철에 따라 기생충 구제약을 복용하게 되었다. 


특히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기생충 약을 나누어 주고 복용한 뒤에 그 이튿날 어김없이 기생충(특히 회충)이 대변을 통해 몇 마리나 나왔나 조사하는 매우 혐오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할 때가 빈번했다.      


그러기에 회충약을 복용한 뒤에는 별수 없이 대변을 막대기 등으로 뒤적거리며 회충이 몇 마리인가를 확인해 보는 일이 여간 더럽고 지저분하며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걸 전혀 모르고 자라고 있는 요즘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어쨌거나 그나마도 행복한 아닐 수 없다 하겠다.   

     

가뜩이나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굶주리던 시절에 몸 밖에서는 각종 이들(이 빈대 벼룩 진드기 등)이 득시글거리며 피를 빨아먹기도 하고 쏘기도 하며 괴롭혔다. 그리고 몸속에서는 각종 기생충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음식물을 섭취할 때마다 빼앗아 먹고 있으니 누구나 영양실조가 된 것처럼 피부 색깔이 창백한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늘 제대로 먹지를 못해 비쩍 마른 몸이기에 특별히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거나 다이어트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그게 아니었다. 먹고 싶은 음식물을 섭취하기 위해 맛집을 찾아다니며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이(기생충)도 없으며 몸속에 기생충도 없어진 지 오래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먹는 대로 피가 되고 살이 찔 수밖에 없는 그마말로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더구나 요즈음에는 맛집과 영앙식을 찾아다니며 마음껏 섭취한 결과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리고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저절로 많아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살을 빼기 위한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요즈음 사람들은 좋다는 영양제를 골라 한두 가지 정도 복용하지 않는 사람도 드물어진 것 같다. 과거에는 영양제를 복용하는 사람들도 드물었으며, 또한 지금처럼 좋은 영양제가 나오지도 않았다.      


그 결과 당뇨와 고지혈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가진 사람들도 점점 늘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또한, 자신이 걸린 성인병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만 갈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 * )                         

매거진의 이전글 그 많던 기생충들(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