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남편의 승진 시험 날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아내는 그동안 며칠째 밤을 꼬박 ‘새면서’ 시험 공부를 하는 남편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에 덩달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아내는 안타까운 마음에 틈만 나면 남편에게 ‘밤을 ’새지‘ 말고 웬만큼만 해라. 그러다가 병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냐?‘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위의 문장에서 쓰인 '새면서', '새지'는 맞지 않는 낱말이다. ’새면서‘, ’새다‘의 기본형인 '새다'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런 경우에는 목적어가 있으므로 '밤을 새우면서', ’새우다‘로 쓰는 게 옳은 표기이다.
그렇다면 '밤을 새우다'라는 맞는 말을 두고 왜 흔히 '밤을 새다'로 잘못 쓰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 '새다'를 '새우다'의 준말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추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새다'는 '날이 밝아오다'란 뜻인 반면 '새우다'는 주로 밤을 목적어로 하여 '한숨도 자지 아니하고 밤을 지내다'란 뜻으로 쓰인다.
이처럼 ’새다‘와 ’새우다‘는 서로 뜻이 완전히 다른 말이므로 '새다'가 '새우다'의 준말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밤이 새다'와 '밤을 새우다'는 반드시 구별해 써야 한다.
앞에 '지'가 붙는 '새다' '새우다'도 같은 경우다. '지새다'는 '달빛이 사라지면서 밤이 새다'는 뜻이며, '지새우다'는 밤 따위와 함께 쓰여 '고스란히 새운다'는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자면 ’아내는 긴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남편 오기만을 기다렸다‘로 쓰이는 것이다.
결국, 간단히 말해서 ’새다‘는 밝아오거나 다 지나다’란 뜻으로 쓰이며 ‘지새우다’는 고스란히 새우다‘란 뜻으로 쓰인다.
예날부터 ’용(龍)‘은 봉황, 기린, 거북과 같이 사령(四靈)으로 불려온 상상의 동물이다.
그중에서도 용은 특히 물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물속에서 살며 때론 하늘에 오르고, 비와 바람, 그리고 번개와 구름 등을 일으킨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울릉도 해상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용오름 현상이 일아났다고 한다. '용오름 현상'이란 거대한 적란운(積亂雲) 즉, 상승하는 저기압성 뭉게구름이 발생해 지표면이나 해수면까지 기둥이나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생기면서 구름 아래에 강한 소용돌이가 생기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 광경은 마치 용이 승천(天)하는 모습과 흡사해서 ’용오름‘이라 불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육지에서 발생하는 것을 ’토네이도(tornado)‘ 또는 ’렌드스파우트(landspout)’라고 부르며, 해상에서 발생하는 용오름 현상을 ‘워터스파우트(waterspout)’로 구분한다.
그런데 용이 붙은 말 중에 자주 혼동해 쓰는 표현이 있다. 바로 '용트림'과 '용틀임'이란 말인데 발음이 똑같아 표기에 혼동이 생기고 있다.
'용트림'은 '거드름을 피우느라 일부러 크게 힘들여 하는 트림'을 말하고, '용틀임'은 '전각(殿閣) 등에 용의 모양을 그리거나 새긴 장식' 또는 '이리저리 비틀거나 꼬면서 움직이는 모양'을 의미한다.
'비짓국 먹고 용트림한다', '발끝을 딛고 용틀임을 하며 날아오르는 용의 모습과 하늘의 구름 등이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형상화됐다'처럼 쓰이는 말이다.
참고로 '용틀임'은 남사당놀이의 연희자(演戱者)들이 하는 땅재주 동작을 뜻하기도 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