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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Feb 29. 2020

욕설이라는 것

<M.고리키>는 세 사람에게 한꺼번에 깊은 상처를 주게 되는 것이 욕설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첫째는 욕을 먹는 사람이요. 돌째는 그 욕을 전하는 사람,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심한 상처를 입는 사람이 바로 욕설을 퍼부은 당사자라고 하였다.   

                 

요즘 어딜가나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심한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욕설도 도가 지나친 육두문자를 쓴다고 표현하는 것이 훨씬 더 어울릴 것 같다.      

               

어쩌면 욕설을 넣지 않으면 말이 안 되고 대화가 안 통하는 모양이다. 참으로 듣기에도 민망해서 그 자리를 도망칠 수도 없으니 몹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욕설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도 않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도 아랑곳없다.       

              

어린아이들로부터 심지어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입만 열었다 하면 습관처럼 심한 육두문자가 거침없이 튀어나오는 것이 요즘 세상인 것 같다. 마치 그런 욕설을 양념 삼아 넣지 않으면 요즘 유행에 뒤처질 것이라고 불안증에 걸린 사람들처럼…….    

                

또한, 심한 욕설을 하는 소리를 듣고 큰 싸움이 벌어진 게 아닌가 하고 놀라서 보면 그게 아니다.  

    

그런 욕이 나올 정도로 몹시 화가 났거나 흥분한 것도 아니며, 일이 크게 잘못되어서 하는 욕설도 아니다. 그저 평상시에 웃는 낯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이 입에서 욕설은 어렵지 않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속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걸 보면 욕설이 이미 일상화되고 습관화되어 굳어버린 지 이미 오래인 것 같다.       


언어 사용을 하는 걸 보면 바로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같은 낱말이라도 거센소리와 된소리를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말고 부드럽고 고운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이미 배워왔다.      


요즘은 안타깝게도 바른말, 고운 말 사용은 고사하고 욕설이 난무하다 못해 마치 심한 홍수를 만난 것처럼 범람하고 있다.     

                

이런 육두문자와 욕설이 심한 것은 요즈음 개봉되고 있는 영화에서 출연하고 있는 등장 인물들의 대화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쩌다 큰마음 먹고 영화관에 한번 가보면 차마 민망하기 그지없다. 엣날처럼 감동이나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가 아니다.      


처음부터 끝이 날 때까지 시종여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인해 함부로 영화를 보기도 겁이 날 지경이다. 아마 옛날과 달리 그런 욕설을 대사에 넣지 않으면 영화를 만들기가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다.        


여기서 욕설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한 가지 이야기가 있다. 

               

앞에서 잠깐  <M.고리키>가 남긴 말을 잠깐 예를 들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불교 ’아함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평소 석가모니의 행동을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나이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사나이가 다가와 공연히 석가모니를 헐뜯고 갖은 욕설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석가모니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러자 사나이는 더욱 약이 오르고 화가 치밀었는지, 더욱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석가를 때리려고까지 하면서 거칠게 달려들었다.        


그래도 석가는 여전히 태연하였다.               

결에서 이를 보다 못한 제자 한 사람이 석가에게 말하였다.      

              

"저렇게 무례한 놈을 그냥 두다니 그게 어디 말이나 됩니까?"      

          

그러자 석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잘 들어보렴. 만일 어떤 사람이 선물을 주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그 선물을 한사코 받지 않는다면, 결국 그 선물은 누구의 것이겠느냐?“           

         

”물론 선물을 주려고 했던 사람의 것이지요.“          

 "옳지, 바로 그거란다 . 저 사나이가 내게 많은 욕설을 퍼부었지만 난 욕설을 하나도 받지 않았거든. 그럼 그 욕은 누구에게 돌아가지?“   

                 

석가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사나이는 금세 얼굴이 벌개져서 어디른가 도망치듯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자 석가가 다시 입을 열어 천천히 말하였다.    

                

"욕이란 한갖 하늘을 향해 침을 밷는 것이나 다름없는 거야. 하늘에 대고 침을 뱉으면 하늘이 더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기 얼굴에 떨어져 자신의 얼굴이 더러워지게 마련이거든.”        


석가의 이야기를 들은 제자 역시 얼굴이 벌개진 채,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욕설과 육두문자가 난무하는 세상, 옛날처럼 다시 바른 말 고운 말을 사용하는 날이 언제나 다시 돌아올 날이 오기나 하려는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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