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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r 01. 2020

이상한 절구통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의좋은 형제가 살아가고 있었다.


몹시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형제는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산에 가서 나무를 해다 팔아서 겨우 그날그날의 끼니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날도 형제는 나무를 하기 위해 산으로 올라다가 어디선가 이상 소리가 들려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형, 저게 무슨 소리지?”

“글쎄 말이야. 우리 한번 가볼까?”     


두 형제는 궁금한 마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한 발 두 발 다가가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희한한 일이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 빈 절구 하나가 동그마니 놓여 있었는데 바로 그 절구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형제는 하도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게 여기고 그 절구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절구에 벼를 넣고 찧게 되었다.      


“우와아— 형,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러게 말이야. 벼가 갑자기 금으로 변했잖아!”     


두 형는 각자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그건 틀림없는 금이었다.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었다.      


형제는 그 후에도 벼를 계속 넣고 찧어 하루아침에 큰 부자가 되고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은근히 욕심이 긴 형은 동이 잠깐 집을 비운 사이에 동생 몰래 혼자  벼를 찧게 되었다. 동생보다 더 많은 금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있다.     


그런 욕심을 품게 된 것은 동생 또한 마친가지였다.     


“가만있자,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내가 형보다 금을 더 많이 차지해야지.”     


결국, 동생 역시 형이 집을 비운 사이에 혼자 몰래 벼를 찧게 되었다.      


“어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동생의 눈이 둥그렇게 되고 말았다. 아무리 열심히 찧어 보았지만 벼는 더이상 금으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는 형도 마찬가지였다.      


일이 그렇게 되니 이제 그 보물단지 같이 아끼던 절구는 그저 보통 절구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게 되고 말았다.  


크게 실망한 혼자 동생이 투덜거리게 되었다.       


“이건 바로 형의 욕심 때문이란 말이야.”     


그러자 형도 동생을 은근히 미워하게 되었다.      


 "이건 순전히 동생을 잘못 두었기 때문에 복이 날아간 거란 말이야.“     


형제는 서로를 미워하게 되었다.      


절구가 생기기 전에는 그토록 의가 좋던 형제였지만 지금은 그게 아나었다. 

결국, 절구 하나로 인해 서로가 이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 원수로 바뀌고 만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서로 금을 더 많이 차지하려는 형제간의 욕심 때문에 일어난 일임을 깊이 뉘우치게 된 형은 절구를 그만 산산조각으로 깨뜨려 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형제는 다시 옛날처럼 가난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부질없는 욕심을 버린 형제는 다시 옛날보다 한층 더 의좋은 형제로 돌아가서 비록 가난하기는 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하긴 좀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기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건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 집안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오래전, 우리 집안(저왁히 말해서 친척)은 재개발로 인하여 서민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보상을 받게 되었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 그야말로 일확천금의 행운을 누리게 된 것이다. 쓸모없던 전답과 버려졌던 자투리땅들 모두가 하루아침에 금덩어리로 변하고 만 것이다. 돈방석이 따로 없었다.      

”우와, 그 많은 돈을 다 어디다 쓴대?“     


이 세상에 돈을 마다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몹시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후, 조용했던 집안에 태풍과도 같은 소용돌이가 슬슬 일어나기 시작했다. 보상금을 서로 더 나누어 받기 위한 형제간, 부모와 자식 간에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평소에 병이 들었어도 잘 돌보지 않고 외면하고 지내던 부모를 서로 자신이 봉양하겠다고 나섰다. 웬일인가 했더니 돌아가실 날이 머잖았다는 걸 짐작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 부모님 몫까지 자신이 차지하겠다는 욕심 때문이라 했다. 

어찌 자식된 도리로서 그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럼 그들 모두가 지금쯤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을까? 

겉보기에는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이 얼른 보기엔, 그리고 돈이 많아 보여 그럴듯해 보일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미 가족 간의 정이라든가 의리는 모두 외면해 버린 채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는 나도 그들의 속마음을 모를 일이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씁쓸한 마음 좀처엄 가시지를 않는다.       


 



그럼 나도 이참에 로또 복권이나 하나 사볼까! 


그리고 혹시 운이 좋아 당첨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워낙 그런 운은 따르지 않는 사람이어서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     

   

복권 살 돈마저 아깝다. 차라리 그럴 돈이 있다면 막걸리나 한잔 사 먹는 것이 훨씬 더 속이 편하고 현명한 판단일 듯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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