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 재미있는 동화도 읽고, 맞춤법도 익히고]
”우우웅~~~ 우우우르릉~~~“
며칠 동안 잠잠한가 했더니 또다시 뒷산 멀리에서 상여바위가 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 소리에 놀란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불안해진 얼굴이 되어 다시 술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허어어, 이거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야 말겠군!“
마을 사람들은 상여바위가 울 때마다 마을에 좋지 않은 벌어지곤 한다는 불안에 떨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마을 뒷산 꼭대기에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굉장히 크고 거대한 바위 하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상여바위가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은 워낙 산세가 험하고 가팔라서 쉽게 올라갈 수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그 산에 올라갔던 사람들마다 이상하게도 무슨 병에 걸려 죽거나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다른 좋지 않은 몹쓸 일이 벌어지고 만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집채만큼 크고도 우람한 모습의 상여바위는 어른 키의 세 배도 넘을 정도로 웅장하였습니다.
바위 위의 생김새는 마치 조개껍데기를 뒤집어 놓은 모습처럼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있었으며 웬만한 운동장만큼 넓었습니다.
그리고 바위의 생김새가 꼭 상여의 모양과 쏙 빼닮고 있어서 언제부터인가 이 바위를 상여바위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상여바위는 누가 봐도 부러울 정도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언제나 더할 나위 없이 경치가 빼난 곳에서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철을 가리지 않고 온갖 산새들이 찾아와서 고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산토끼와 멧돼지, 노루와 사슴 같은 산짐승들 모두가 오래 전부터 상여바위와 가까운 친구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주변에서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전나무와 가문비나무 등 갖가지 나무들 모두가 오래전부터 가깝게 지내고 있는 소중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상여바위는 우람하고 육중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마음씨가 몹시 여렸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항상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바위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늘 같은 자리에 꼼짝없이 앉은 채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상여바위는 그런 자신의 신세가 몹시 못마땅하고 처량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아아!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이런 산꼭대기에 꼼짝없이 이렇게 지내야 하다니, 우우우웅~~~”
상여바위는 또다시 땅바닥이 꺼질 것 같은 무겁고도 긴 한숨을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그 무거운 한숨 소리가 들릴 때마다 사람들은 바위가 운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상여바위는 문득 아주 오랜 옛날, 그나마 마냥 행복했던 추억을 머릿속에 떠올렸습니다.
몹시 무더웠던 어느 해 여름날이었습니다.
난 데 없이 두 젊은이가 상여바위가 있는 이 산꼭대기를 향해 숨을 헐떡이며 올라왔습니다. 산을 올라오느라 너무 힘이 들어서 이마와 얼굴에서는 연신 구슬같은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젊은이 중 한 사람이 상여바위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말하던 바로 이 바위야. 어때? 마음에 들어?”
한동안 바위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젊은이가 매우 만족한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히야, 상상했던 것보다 정말 좋다! 여기서 글을 쓴다면 정말 걸작이 나오겠는걸.“
두 젊은이는 문학 지망생들이었습니다. 대학생인 그들은 마침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일이지만 젊은이 중의 하나는 바로 이 산 밑에 있는 마을이 고향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친구의 초대를 받아 멀리 서울에서 온 그의 친구였습니다.
마을로 내려간 그들은 곧 통나무 기둥이랑 멍석 등을 지게에 잔뜩 짊어지고 다시 산으로 올라왔습니다. 땀을 뻘뻘 홀려 가면서 몇 번이고 그렇게 짐을 운반하더니 곧 그 짐으로 바위 위에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네 개의 기둥을 통나무로 세운 뒤 새끼줄로 튼튼하게 묶었습니다. 지붕은 근처에서 갓 베어 온 청솔가지로 두껍게 얹어 올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높은 바위를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그럴듯하게 사다리도 하나 만들어 세웠습니다.
그렇게 하루 만에 마침내 원두막처럼 생긴 그럴듯한 집 한 채가 바위 위에 완성되었습니다.
그다음 날부터 두 젊은이는 매일 아침 일찍 산으로 올라왔습니다.
마치 직장에 출근이라도 하듯 매일 시간에 맞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시락과 원고 뭉치를 싸 들고 올라오곤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새로 지은 집 안에 꼼짝없이 앉아서 열심히 글을 쓰곤 하였습니다. 서로 말 한마디조차 나누지 않고 열심히 쓰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는 다른 사람이 글을 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오직 훌륭한 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감동할 수 있는 글을 반드시 써내고야 말겠다는 지독한 각오로 열심히 써나가고 있었습니다.
날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된 상여바위는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얼른 짐작하기에도 두 젊은이의 그런 성실하고 열정적인 마음가짐이 너무나 믿음직스럽고 대견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눈깜짝할 사이에 어느새 두 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젊은이들은 야속할 정도로 바위에게는 아무런 인사나 기약도 없이 훌쩍 떠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 다시 50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상여바위는 지금까지 단 하루도 그들을 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보고 싶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있습니다.
조용하기만 하던 이 산꼭대기에 갑자기 산 아래쪽에서 갑자기 두런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우거진 풀숲을 헤쳐가며 상여바위를 향해 점점 가까이 올라오고 있는 대여섯 명의 신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니, 갑자기 웬 사람들이지?“
잠시 뒤, 그들 중 머리가 반백이 된 노신사 한 사람이 바위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자세히 살펴보더니 감회가 새롭다는 듯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맞아요. 바로 이 바위임에 틀림없습니다.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저 산 밑이 고향인 친구와 같이 글을 써 본답시고 이 바위 위에 올라와서 두 달 동안 열심히 글을 써본 적이 있었지요.헉헉~~~“
노신사는 아직도 숨이 찬 듯 긴 헐떡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일행 중 한 사람이 몹시 미안스럽다는 듯 머리를 숙이며 반백의 신사를 향해 입을 열었습니다.
”박사님, 올라오시느나 너무 힘드셨지요? 편히 모시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그건 그렇고 과연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할 가치가 있겠는지요?“
"아암, 있다마다요 이렇게 멋진 바위를 지금까지 그냥 방치해 두고 있었다니……. 이 바위를 조금만 더 멋지게 다듬고 손질을 해야겠어요. 그리고 이 바위에서 저 아랫마을오르내릴 수 있는 케이블카 하나만 설치한다면 틀림없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고도 남을 겁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들은 이곳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할 생각으로 특별히 박사님의 의견을 듣기 위해 모시고 올라왔던 것입니다.
'아아, 이게 도대체 얼마만이던가(*)!‘
상여바위는 순간,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지를 뻔하였습니다.
노신사는 바로 다름 아닌 그 옛날, 이 상여바위에서 열실히 글을 썼던 두 젊은이 중에 한 사람임에 들림없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글을 써서 성공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엉뚱하게도 나라에서 가장 이름이 난 관광학 박사로 성공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아, 나에게도 이런 꿈 같은 날여 오게 될 줄이야!‘
상여바위의 눈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난생 처음으로 기쁨과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상여바위는 이제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외롭지도 않았습니다.
이 자리에 선 채 앞으로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구경거리가 될 자신의 자랑스러운 모습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게 떠오르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우웅~~~ 우르릉, 우우웅~~~!"
상여바위의 입에서는 오랜만에 다시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것은 가슴이 벅차도록 기분이 좋을 때 상여바위만이 낼 수 있는 기쁨의 한숨 소리였습니다.
늘 그래왔지만, 마을 사람들은 상여바위의 속마음을 전혀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여바위의 한숨 소리를 듣기가 무섭게 또 다시 지레 겁부터 먹고 불안에 떨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 * )
※ '~ 든가' : 일의 내용을 나타내거나 어떤 사물을 의미할 때 어미는 '~ 든, ~ 든지'로 표기한다.
예) * 배든지 사과든지 마음대로 사 오렴(사물의 경우),
* 가든지 말든지 네 마음대로 하렴(어떤 일의 내용이나 상황)
※ ‘~ 던가' : 지난 일(시간)이나 때를 나타내는 어미는 '~ 던지’, ‘~던가’로 표기한다.
예) * 몹시 좋더라. 그렇게 좋던가 깊던 물이 얕아졌다.
* 그 사람 참 잘하던데! 그때, 얼마나 놀랐던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