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지도의 실제, 제 15단계]
아무리 글의 내용이 좋은 훌륭한 글이라 해도 그 글을 읽을 때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읽는 사람들은 곧 싫증을 느끼게 되기 쉽다.
따라서 똑같은 내용의 글이라 해도 그 글을 더욱 흥미롭게 읽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감나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하겠다.
지금까지 이미 ‘간단한 문장 만들기’ ‘짧은 글짓기‘ ’간단한 생활문 쓰기‘, 그리고 가장 긴 문장 만들기’ 등을 단계별로 지도해 보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모두 제대로 익혔다 해도 완벽한 글을 써내기란 사실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글이란 읽는 이로 하여금 그때의 상황을 마치 실제로 자신이 체험을 하듯 현실감이 나타나도록 자세하게 써야 비로소 완전한 글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본다.
그래서 이미 써놓은 글을 더욱 자세하게, 그리고 실감나는 글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성어와 의태어, 그리고 대화 등을 필요할 때마다 적절히 넣어가면서 써나가는 훈련이 매우 필요하다고 본다.
가령, 다음과 같은 예화를 소개해 드린다면 이 시간에 학습 목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에 갔던 한 어린이가 신바람이 나서 집으로 달려왔다.
집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지금 한창 부엌에서 바쁘게 도마질을 하고 있는 엄마를 향해 소리쳤다.
”엄마, 나 오늘 백점 받았어.“
그 말을 들은 엄마는 기분이 좋았지만, 너무나 바빠 자세히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딸의 모습을 흘금흘금 곁눈질로 살피면서 되묻게 되었다.
”어이구! 우리 공주님이 백 점을 받았다고? 잘 했네. 그런데 무슨 시험을 봤는데?“
”국어시험.“
”국어 시간에 무슨 시험을 봤지?“
”무슨 시험은 무슨 시험이야. 받아쓰기지.“
”그럼 백 점 받은 아이는 너 하나뿐이니?“
”아니, 세 명.“
”그래? 그럼 백 점 받은 아이들은 누구누구이지?“
”나, 그리고 영희 …….“
”아야앗~~~~!“
그때, 갑자기 엄마의 비명이 터져나왔다.
지금 한창 바쁘게 도마질을 하던 엄마가 딸과 건성으로 말을 주고받다가 그만 실수로 손을 베게 된 것이다.
만일 이때 어린이가 처음부터 끝가지 자초지종을 자세히 설명을 했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까?
그러기에 이런 경우, 학교에서 백 점을 받은 과정을 다음과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설명을 잘 했어도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가 일일이 묻지 않아도 다음과 같이 자세히 설명을 하는 것이 바로 자세히, 그리고 실감나는 글을 쓰기의 기본 과정이라 하겠다.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시험을 봤는데 백 점을 받았어.
둘째 시간에 국어시간이었는데 받아쓰기 시험을 봤거든.
그리고 백 점 받은 아이는 모두 세 명이야. 나, 그리고 영희, 철수 이렇게 단 세 명 뿐이었어.“
엄마가 궁금해서 하나하나 일일이 묻기 전에 이렇게 자세히 설명을 했더라면 그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상대방이 일의 상황이 궁금해서 자꾸 여러 번 묻지 않아도 사건의 상황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자초지종을 자세히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그것은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이번에는 또 한 가지 다른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기로 하자.
어느 어린이 하나가 몹시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친구들 앞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의 표정을 본 친구 하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이 되어 묻게 되었다.
”너 표정이 왜 그러니?“
친구의 물음에 그는 마지못해 작은 소리로 대답하였다.
”엄마한테 혼났어.“
”왜 혼났는데?“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만날 오락만 한다고 혼났어.“
”어떻게 혼이 났는데?“
친구가 꼬치꼬치 자꾸 묻는 바람에 그는 짜증스럽다는 표정이 되어 다시 대답했다.
”엄마가 화가 나서 그냥 막 혼내줬다니까 왜 자꾸만 묻고 이 야단이니?“
여기서도 혼이 난 어린이는 친구가 궁금해서 묻는 질문에 계속 혼이 났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귀찮아서 오히려 짜증을 내고 있는 것이다.
친구는 무슨 일로 어떻게 혼이 났는지를 자세히 알고 싶어서 계속 물은 것인데 오히려 짜증을 내고 있으니 이런 답답한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사실 ‘혼’이 났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혼’이라는 말 자체를 아무리 힘을 주어서 큰소리로 대답했다 해도 그 설명을 들은 상대방은 어떻게 혼이 난 것인지 전혀 그 상황을 전혀 짐작할 수도 없고 파악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혼’이라는 말에 힘을 주어서 아무리 온갖 몸짓을 다 동원해서 고갯짓을 해보고, 몸을 돌려가면서까지 열심히 설명을 했다 해도 상대방은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 하겠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 반드시 대화문과 의성어 의태어 등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적절한 문장부호를 사용할 줄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다시 예를 들어보자면, 엄마가 혼을 낼 때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문 채 혼을 냈을 리는 없는 것이다. 뭐라고 무슨 말이라도 하면서 혼을 내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이때 혼을 내주면서 엄마가 한 말을 따옴표를 넣어 사용해야 글의 실감을 훨씬 더 높이게 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라 하겠다.
예를 들자면,
”너 앞으로 또 다시 오락하는 꼴만 보이면 당장 집에서 내쫓길 줄 알아. 알아들었어?“
”너 또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오락이니? 어디 혼 좀 나봐라.“
만일 그때 엄마가 손으로 머리를 쥐어박았다면 ”쿵“하는 소리와 함께 내 머리에서는 불이 난 것 같았다. 라든가,
가령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렸다면 ‘철썩! 철썩!” 하고 의성어를 사용하는 것이 단순히 ’혼‘이 났다고 말하는 것보다 그대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를 훨씬 알기도 쉽고 실감이 나는 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꾸며주는 말도 가끔 사용해야 더욱 자세하고 확실한 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때나 의성어와 의태어 등을 자주 사용해서도 안 되겠다.
그런 대화나 의성어나 의태어를 지나치게 많이 쓰면 오히려 복잡하기만 하고 가치없는 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문장 대화문과 소리 시늉말(의성어), 그리고 모양 시늉말(의태어)도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할 줄 아는 주의가 필요하다 하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