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익히기]
봄까치꽃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꽃]

by 겨울나무

꽃샘잎샘 바람이 봄을 시샘하는 이른 봄입니다.


아랫녘 남촌 양지바른 곳에 제법 넓고 아담하게 생긴 연못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민들레, 팬지꽃, 노루귀, 괭이눈, 그리고 갖가지 봄나물은 연못가에서 서로 정답게 어울리면서 도란도란 지낼 수 있는 하루하루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매일 충분히 먹고 지낼 수 있는 영양분이 풍부한 기름진 흙, 그리고 언제나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해마다 그들은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 모질고 긴 겨울 추위를 용케 견디어 냈습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해마다 하루 빨리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합니다.


들꽃과 봄나물들 모두가 그렇지만 봄꼿들은 여간 부지런한 게 아닙니다. 특히 봄꽃들 중에서도 가장 부지런한 것은 바로 민들레였습니다.


민들레는 해마다 겨울이 미처 가기도 전부터 가장 먼저 수둘러 겨울잠에서 깨어납니다.


민들레가 그렇게 부지런을 떠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랗고 예쁜 자신의 모습을 누구보다도 먼저 세상에 먼저 보여주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봄볕이 제법 포근하게 내려쬐는 어느 날이었습니다.


민들레는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일찍 서둘러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버릇처럼 화장대 앞에 앉아 분주한 손놀림으로 화장하는 일에 온통 정신을 팔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정성껏 화장을 하고 있던 민들레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얘들아! 저기 봄이 오고 있다! 어서들 일어나서 저기를 좀 보렴!"


우연히 저 멀리 산모퉁이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그 바람에 연못가에서 연못가에 있던 들풀과 봄나물들 모두가 깜짝 놀라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말았습니다.


"에이, 짜증나게 아침부터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소릴 지르고 야단이람."

"그러게 말이야, 시끄러워서 어디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그건 그렇고, 무얼 보라고 저 야단인 거지?“


들풀과 봄나물들은 시원스럽게 기지개를 켜면서 짜증스럽다는 듯 저마다 한마디씩 투덜거렸습니다.

그러자 민들레가 다시 손가락으로 산모퉁이를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저길 좀 보란 말이야, 너희들 눈에는 아지랑이도 보지지 않니?“

"어디? 어디?"

"우와! 정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이 오긴 왔구나!“


민들레가 가리키는 산모퉁이를 바라보던 냉이와 씀바귀, 그리고 미나리와 쑥 등, 봄나물들 모두가 일제히 들뜬 목소리로 환성을 질렀습니다.


아지랑이는 마치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같기도 하고 하루살이 떼들이 분주하게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민들레가 여전히 들뜬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너희들 혹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게 누군지 아니?”

“글세, 그게 누굴까? 난 모르겠는 걸.”

"정말 누구일까?“


봄나물과 들풀들 모두가 모르겠다는 듯 한결같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러자 민들레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다시 잘난 체를 하며 입을 열었습니다.


"에이, 이런 바보들 같으니라구. 여태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니? 그게 바로 나란 말이야. 이제 알아들었어? 호호호!…….“


”……?”


민들레가 은근히 잘난 체 하는 꼭을 본 꽃과 들풀들은 은근히 기분이 기분이 상했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꽃들 모두가 그 누구나를 가릴 것 없이 욕심도 많고 시샘 또한 그렇게 많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마다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려 주고 싶은 욕심, 그리고 더 예뻐지고 싶다는 욕심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꽃들 모두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먼저 세상에서 가장 먼저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저마다 이만저만 야단법석을 떠는 게 아닙니다.


민들레가 봄나물들을 향해 다시 거들먹거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그럼 너희들 말이지, 봄에 피는 꽃들 중에 가장 곱고 예쁘게 피는 꽃이 누군지는 알고 있니?“

"글쎄, 그게 누굴까?“

"……?“


봄나물들은 이번에도 서로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민들레가 다시 답답해서 견딜 수 없다는 표정으로 코웃음까지 내면서 잘난 체를 하였습니다.


"흥, 이제 보니까 너희들 모두 바보 아니니? 아니 그런 것도 아직 모르고 있었단 말이야? 그게 바로 나란 말이야, 나, 호호호…….”


봄나물과 들풀들은 계속 잘난 체를 하며 비웃고 있는 민들레 꽃 때문에 그만 아까보다 더 기분이 상하고 말았습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도 자신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쁜 꽃도 자신이라고 떠들며 으스대는( * )꼴이 그렇게 아니꼽고 기분이 나쁠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이를 보다 못한 냉이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혼자 투덜거렸습니다.


"치이, 저만 잘난 체 하기는……. 난 가장 아름답고 예쁜 꽃은 뭐니뭐니 해도 개나리꽃이 최고더라."


그러자 씀바귀도 맞장구를 치며 투덜거렸습니다.


"제까짓 게 아무리 예쁘다고는 하지만 진달래와 벚꽃에 비할 수는 없지.“


쑥과 미나리도 덩달아 중얼거렸습니다.


"흥, 아무리 잘난 체를 해도 향기롭고 아름답기로 치자면 복숭아꽃이나 살구꽃 그리고 장미꽃과 감히 비교할 수는 없지. 아암, 어림도 없지.“


그때 지금까지 아무 말없이 민들레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봄꽃 하나가 아주 고운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마치 파란 하늘색처럼 곱고도 예쁜 꽃잎이 매달린 꽃이었습니다.


"치이, 민들레가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도 너무 모르는군.“


그 소리를 들은 다른 꽃들의 눈이 모두 그 작은 꽃을 바라보개 되었습니다. 너무 작게 생겨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꽃이었습니다.


”아니 넌 또 도대체 누구니?“


아주 작고 앙징맞게 생긴 꽃이 고운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으이구, 답답해라. 나를 여태 모른다고? 난 봄까치 꽃이란 말이야.“


너무 작고 앙징맞게 생겨서 지금까지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꽃 그 꽃이 이제 보니 봄까치 꽃이었던 것입니다.


겨울이 채 물러가기도 전에 겨울의 끝자락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운 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 주는 꽃이 바로 봄까치 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이 세상에 별로 없었습니다.


”아아, 네가 바로 말만 듣던 봄 까치 꽃이었구나!“


꽃들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 신기한 눈으로 봄까치꽃을 바라보고 었습니다.


그러나 거만한 민들레는 여전히 잘난 체를 하며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에 바빴습니다.


이른 봄날씨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었습니다.


"빌리리~ 빌리리~ !“


어디선가 버들가지로 만들어 부는 피리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솔솔 불어오는 봄바라람의 입김에 파릇파릇 돋아난 보리싹과 찔레꽃에서 풍겨나오는 싱그럽고 향기로운 봄 향기가 물씬 코를 찌릅니다.


"비배쫑, 배쫑배쫑~~~!“


보리밭 위에서는 종달새가 마치 서커스라도 하듯 쏜살같이 공중을 오르내리며 귀여운 목소리로 봄노래를 부릅니다.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거룩하고 성대한 새봄의 축제와 향연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한 시라도 더 빨리 꽃을 피워야 되겠다는 생각에 들꽃과 봄꽃들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집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예쁜 꽃망울을 빨리 터뜨려서 보란 듯이 자랑스럽게 그리고 거룩하고도 성스럽게 새봄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봄꽃과 모든 들꽃들이 그렇게 정신없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이에 이른 봄의 하루는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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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익히기 >


♣ '으스대다'와 '으시대다’


※ 으스대다 : (사람이) 어울리지 않게 으쓱거리며 뽐내다.

※ 으시대다 : 표준어가 아님,


예문) * 영만이는 자기가 책이 제일 많다고 으스댔다.

* 총을 멘 군인들은 한껏 으스대며 거리를 행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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