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효도(3)

[김만중의 구운몽(1637~1692)]

by 겨울나무

약 3백여 년 전, 조선 후기에 강화도에 한 소년이 태어났다.

그러나 소년은 불행하게도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쩔 수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게 되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제대로 가정 교육을 받은 훌륭한 집안의 딸이었다.

그는 낮에는 들에 나가 열심히 일을 하고, 밤에는 베들에 앉아 밤을 새워가면서 오직 하나뿐인 아들의 성공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늘 그 무구보다도 학문이 깊고 품행이 방정하며 인격이 높은 인물로 키우기 위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희생정신을 발휘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새워 베를 짜던 어머니가 갑자기 베틀 앞에서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오랜 세월 몸을 돌보지 않고 너무 과로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소스라쳐 놀란 소년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못하다가 급한 김에 옆집에 살고 있는 아주머니니를 불러오게 되었다.


"에이구, 내 이럴 줄 진즉에 알았다니까! 이렇게 몸이 쇠약한데 몸은 돌보지 않고 무리를 하더니, 결국 쯧쯧쯧…….”


옆집 아주머니는 혀를 차며 그날부터 정성껏 시중을 들어주고 간병을 해 주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어머니는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겨우 일어나게 되었다.


소년은 그제야 조금 안심을 하고 한숨을 놓게 되었다.


'아아 이 보잘것없는 자식 하나를 위해 이처럼 온몸을 다 바쳐 희생정신을 발휘하고 계시다니!“


어려서부터 남달리 마음씨가 착하기 그지없는 소년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어머니의 소중함과 사랑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어머니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발 벗고 나서곤 하였다.

얼마 뒤, 그의 효성은 마침내 이 세상에 들도 없는 효자라는 소문이 멀리까지 자자하게 퍼지게 되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특히 옛날이야기 듣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취미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래서 소년은 어머니가 일을 할 때는 으레 곁에 앉아서 책을 읽어 드리곤 하였다. 그리고 구할 수 있는 책이란 책은 빠짐없이 구해서 읽어드리곤 하였다.


그러나 그 시절만 해도 책이 그다지 흔치 않았던 때여서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나자 더 이상 읽어드릴 책이 모두 바닥이 나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읽어드린 책을 또 읽고 또 읽어드렸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허어,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담.“


소년은 여러 날 궁리하던 끝에 마침내 좋은 생각 한 가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어머니에게 읽어 드릴 재미있는 이야기를 자신이 직접 써보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결국, 여러 날에 걸쳐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게 되었는데 그 소설이 오늘날까지 그 유명한 <구운몽>이란 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소년이 바로 구운몽의 작가 김만중이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서는 <사씨남정기>가 있다.


김만중은 그 후에도 변함없이 어머니에게 효도를 극진히 하여 효성이 지극한 사람으로 나라에서도 그 이름이 크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득 그 옛날 공자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공자께서는 늘 겉으로 꾸미는 물질적인 효도보다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정신적인 효도라야 진정한 효도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늘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참된 효도라고 늘 강조하셨다.


요즈음 대부분의 자식들은 고작 부모님의 생신이라고 해서, 그리고 무슨 명절이라고 해서 부모님을 찾아뵙곤 한다. 그리고 그렇게 불쑥 찾아와서 선물이나 안겨주고 용돈이나 드리는 것만으로 효도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자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


그러나 그 뒤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조차 제대로 묻지 않는 사람들이 차츰 늘어가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한 마음 그지없다.


어느 날, 공자께 자유란 사람이 찾아와서 '효란 무엇이냐고 묻게 되었다.

그러자 공자께서 대답하였다.


오직 부모를 잘 먹여 살리는 것만이 효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따지고 보면 개나 말도 먹여 기르고 있지 않은가. 부모를 잘 먹이기만 하고 공경하지 않는다면 짐승과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겠는가.

그 다음에는 자하란 사람이 공자를 찾아와서 다시 효란 무엇이냐고 묻게 되었다.


누구나 무모님 앞에서 항상 부드러운 얼굴빛을 보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쩌다 부모님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그 힘든 일을 대신 맡아 하고, 맛있는 음식이 생겼을 때 그 음식을 부모님께 먼저 드린다고 하여 효를 다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김만중!


그는 공자님 말씀처럼 물질적인 효가 아닌 정신적인 효를 몸소 실천한 진정한 효를 실천한 우리 모두 본받을 만한 인물 중의 인물이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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