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을 받지 않는 이유(8)
[공의휴(公儀休)의 일화 ( ?~ ? )]
정약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 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공명정대하지 않게 부정한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을 비밀스럽게 하지만 밤중에 몰래 하는 일이 바로 다음 날 아침에 널리 퍼지게 마련이다."
남몰래 옳지 못한 일이나 정직하지 못한 일을 하면 언젠가는 그 비밀이 온 세상에 드러나고야 말게 된다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에 공의휴(公儀休)라는 재상이 있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공의자(公儀子)라고도 불렀다.
공의휴(公儀休)는 매사에 행실이 바르고 공명정대하기로 이름난 인물이었다.
그는 평소에 생선을 특히 매우 즐겨 먹었다고 한다.
어느 날, 공의휴의 식성을 소문을 들어 잘 알고 있는 벼슬아치 한 사람이 엉뚱한 생각을 품고 슬그머니 그를 찾아오게 되었다.
"대감께서 생선을 매우 좋아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이렇게 싱싱한 생선을 가지고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허물치 마시고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벼슬아치가 느닷없이 한 궤짝이나 되는 생선을 내려놓는 바람에 어리둥절해진 공의휴는 눈이 둥그렇게 되어 되묻게 되었다.
"이렇게나 많은 생선을 나더러 뇌물로 받으라는 말이오?“
"아닙니다. 뇌물로 생각지 마시고 그저 제 성의니까 그냥 받아 주십시오.”
“아니, 이렇게 많은 생선을 성의로 받으라니 무슨 이유가 있을 게 아니요?”
그러자 벼슬아치는 한동안 머뭇거리더니 본색을 드러내게 되었다.
“말씀드리기 황송하오나, 좀 어려운 부탁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말씀드리기 좀 쑥스러우나 혹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의 벼슬을 좀 올려주십사 하여서요."
그 말을 들은 공의휴는 그 자리에서 바로 딱 잘라 거절하고 말았다.
"그런 뜻으로 이 생선을 가지고 온 거라면 나는 절대로 받을 수 없소이다. 그러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당장 도로 가지고 가도록 하시오.“
"아니 대감께서는 생선을 아주 좋아하신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왜 이 좋은 선물을 받지 않으려고 하시는지요?"
그러자 공의휴가 다시 대답하게 되었다.
"내가 이 신선하고 먹음직한 생선을 받지 않는 것은 그만큼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것이오.“
"아니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선을 안 받으시겠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지요?
벼슬아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되묻게 되었다.
그러자 공의휴는 그 이유를 젊잖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만일 이 생선을 받았다고 칩시다. 그러면 뇌물을 받은 죄로 언젠가는 벼슬자리를 빼앗기고 말게 될 것이 아니겠소. 그러나 내가 이 뇌물을 받지 않으면 벼슬자리에서 쫓겨나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생선을 오래오래 먹을 수 있지 않겠소. 내 말이 틀렸소?“
”……!“
결국 모처럼 부탁을 하러 왔던 벼슬아치는 무안만 당한 채 도로 생선을 들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공의휴는 그 후에도 그의 말대로 오랫동안 벼슬자리에 앉아 그가 좋아하는 생선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