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 세종대왕(17)

[세종대왕 (1397-1450)]

by 겨울나무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들어온 이야기이기에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상식이라 하겠다.


우리들이 독서를 하는 까닭은 책 속에 담겨 있는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다.


책 속에는 그 책을 쓴 사람이 오랫동안 갈고닦은 지식과 경험들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에 독서를 하게 되면 짧은 시간에 책을 쓴 사람의 값진 지혜와 경험을 간접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상 빛나는 이름을 남겼거나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위인들 모두가 모두가 한결같이 책벌레였다는 사실이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훌륭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 역시 독서를 몹시 좋아했던 분이었다.

세종대왕이 세자로 있을 때의 일이다.


워낙 독서를 좋아한 세종대왕은 매일 방 안에 콕 들어박힌 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오직 책 읽기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 태종은 은근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훗날 이 나라를 이어받아 백성을 다스려야 할 세자가 저렇게 책만 읽고 있으니 건강이 매우 우려되는 도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세종대왕은 그 뒤로도 책을 너무 많이 보다가 눈물이 줄줄 흐르고 눈에 눈곱이 더덕더덕 끼는 독한 눈병에 걸리고 말았다.


눈두덩이 퉁퉁 부어올라 고통스러웠지만, 세종대왕은 여전히 책만 읽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태종은 마침내 신하들에게 엄명을 내리게 되었다.

”여봐라! 지금 당장 세자의 방에 있는 책들을 한 권도 남김없이 모두 치워버리도록 하라!“


엄명에 따라 신하들은 곧 세종대왕의 방에 있던 책들을 모두 치워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자신의 건강을 염려해준 아버님의 마음을 세종대왕은 충분히 이해는 하였지만 몹시 서운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세종대왕은 그 뒤부터 가만히 누워서 지낼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습관처럼 오직 책을 읽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던 세종대왕은 아무런 즐거움도 없고 그저 심심하고 답답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아! 책이 없는 세상이 이렇게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줄은 정말 몰랐구나!”


그렇게 답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세종대왕은 병풍 틈에서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었다. 신하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남겨두었던 한 권의 책이었던 것이다.


"아! 여기 책 한 권이 남아 있었던 걸 모르고 있었다니!"


세종대왕은 너무나 반가움에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그때부터 세종대왕은 그 책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 놓고 몰래 읽기 시작했다.


읽고 또 읽기를 수백 번. 마침내 책을 묶었던 끈이 모두 떨어져 나가고 책장은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이처럼 역사상 빛나는 업적을 남긴 훌륭한 위인들은 좋은 책을 쉬지 않고 많이 읽음으로써 자신의 인격과 수양을 쌓아 결국 훌륭한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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