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휴대폰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던 성길 씨가 갑자기 신기한 듯 혼자 싱글거리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차암, 요즈음 살기가 얼마나 좋은 세상이야!”
아내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뭐가요?”
“이 휴대폰 말이야. ①주머니종만 하나 차고 다녀도 대단하게 여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렇게 좋은 휴대폰이 나와서 지금은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야.”
“네, 그건 그래요. 지금은 초등학교 학생들은 물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가지고 다니고 있는걸요.”
“그러게 말이야. ②손전화라는 게 참 신기하고도 고마운 기계란 말이야.
이거 하나만 있으면 방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세상이 모두 훤하게 보이거든. ③시보가 안 나오나, 길을 안내해 주는 네비게이션이 없나, 이건 세상 일 모두 누구한테 물어볼 필요가 전혀 없다니까. 그런데 참 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졌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몰겠단 말이야.”
“뭐가요?”
“어쩌다 거리에 나가서 아무리 찾아 봐도 ④왈렌끼를 신고 다니는 여성들이 전혀 눈에 띄질 않거든. 그게 어떻게 된 일이지?”
아내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다가 알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글쎄요. 아마 그것도 한때 유행인 모양이죠, 뭐. 왜 겨울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더러 있잖아요.”
“그래, 맞았어. 그럼 그것도 ⑤널리 퍼짐이란 말인가?”
“알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는 그런 거 같아요.
”차암, 나중에는 별 게 다 널리 퍼지고 있군. 맞아 남자들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 구두를 신고 다니더니 이제는 구두는 사라지고 운동화만 신고 다니고 있더라구.“
”정말 생각해 보니 그러네요. 그나저나 당신 비싸게 주고 맞춘 구두는 언제 신을 거예요? 당신도 구두 신어본 지 오래됐잖아요? 그냥 썩히기는 아깝잖아요.“
”맞아. 생각해 보니 그러네. 누가 뭐라고 흉을 보든 말든 앞으로는 가끔 신어야 되겠는걸. 허허허……. 아참, 그건 그렇고 당신 왈렌끼는 언제 신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