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시간’이라 하였다. 다시 말해서 그만큼 돈이나 그 어떤 소중한 보물보다도 소중하고 귀한 것이 시간이라는 말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일찍이 엘리자베드 여왕은 ‘단 일 분간의 시간은 백만 원도 아깝지 않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시간이 그만큼 천금보다 귀하고 소중하다는 새삼 재론할 필요조차 없는 말이라 하겠다.
소년이노학난성(小年易老學難成)이요,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經)이라.
문득 중국 송나라 때의 유명한 학자인 주희가 남긴 명언도 떠오른다.
시간의 흐름을, 그리고 세월의 빠름을 흔히 마치 ‘쏜살같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세월이 빠름을 절실히 느끼는 것은 젊었을 때보다는 차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절감하게 되는 것 같다.
20대만 해도 더디게 가는 것 같던 한 해가 30대가 되면 왠지 20대 때보다 훨씬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그리고 30대보다는 40대가 더 빠르고 5대가 되면 더욱 겉잡을 수 없이 빠른 것 같다가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환갑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누구나 세월을 원망하듯 이런 말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곤 하게 된다.
”아참 세월 참 빠르구나! 오늘도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또 하루 해가 그냥 지나가 버리고 말았구나!“
그리고 한 해가 바뀔 때마다 더욱 그런 것 같다.
”아아! 아무것도 해놓은 일 없이 그놈의 나이를 또 한 살을 더 먹었구나!“
그런데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그리고 명심해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시간이, 그리고 세월이 그처럼 아까운 줄은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그리고 아무 목표나 노력도 없이 어리석게도 세월만 원망하거나 탓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자고로 큰 명성을 얻었거나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 대부분이 뚜렷한 목표를 세운 다음 밤낮으로 시간을 아껴가며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무서운 싸움이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 하였다. 그러기에 큰 업적을 남겼거나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무서운 인내력을 발휘해 가며 끝까지 참고 싸워 마침내 그 많은 어려움들을 극복해 냈다는 사실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일을 갖가지 난관을 극복해 가며 혼자 스스로 세운 목표나 계획을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리라.
그러나 나처럼 보통 사람들은 요즈음 날씨가 추워서, 더우면 더워서, 몸이 좀 아파서, 그리고 친구들이 부름에 이끌려서, 모임이 있어서…… 등등, 이런저런 갖가지 핑계로 오늘 꼭 하려고 마음먹었던 일을 하루하루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겠다.
이런 마음가짐과 태도가 오래도록 지속되면서 습관이 된다면 과연 언제 어느 시간에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단 말인가.
이 세상, 그리고 이 사회는 누구나 혼자 살아나갈 수는 없다. 그러기에 혼자가 아닌 나 역시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역시 대단히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남들이 모두 모임을 가지며 떠들며 놀고 있을 시간에 나 혼자만이라도 가끔은 냉정하게 그런 어려움과 유혹들을 인내로 극복하고 물리쳐 나간다면 그게 바로 남보다 한발 앞서는 지름길이 된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이를 실천해 보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다.
그러기에 가까운 친척이나 주변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마음먹고 정한 계획이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아주 오래전, 나는 우연히 국내 굴지의 출판사로 명성이 높은 그 회사의 외판 사원을 만나 게 되었다. 그 사람이 현재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을 관공서나 직장 그리고 각 가정으로 다니면서 책을 판매하는 일이었다.
한동안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는 나처럼 상식이 별로 없는 사람과는 대화가 안 통할 정도로 놀랄 만큼 풍부한 지식과 상식을 겸비한 그야말로 대단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그의 풍부한 지식에 놀란 나는 다소 부끄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입을 벌린 채 그의 이야기를 듣기만 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이토록 실력을 쌓은 사람이 책이나 팔러 다니는 외판 사원으로 일하기에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야기를 더 듣다 보니 그는 놀랍게도 겨우 중학교를 졸업한 것이 그의 학력의 전부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중학교만 졸업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아는 것이 많을까? 나는 그것이 몹시 궁금하여 묻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의 설명을 듣고 난 다음에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 사람은 그 출판사에서 이미 6년째 근무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출판사에서는 다른 회사보다 조금 일찍 출근을 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전 직원들에게 단 20분간 조용히 독서할 시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아무리 바쁜 일이 있다 해도 그건 그 회사의 사칙이며 의무라고 하였다.
싫든 좋든 그렇게 6년간 독서를 하다 보니 이제는 어지간한 책은 안 읽은 책이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하루 고작 20분간의 독서, 얼른 생각하기에는 겨우 20분이었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가만히 계산해 보니 그렇게 하루도 쉬지 않고 1년간 독서를 한다면 무려 7천3백 분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날짜로 계산한다면 약 6일간을 잠도 자지 않고 계속 독서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그렇게 6년간이나 독서를 했다면 36일 동안 낮밤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다는 어마어마한 독서량이 되었다.
난 그의 이야기를 듣고 혼자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만일 그 사람과 함께 회사에 입사한 다른 직원 하나가 6년간 전혀 책을 읽지 않다가 그제야 비로소 나도 이제부터는 책을 열심히 읽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아무리 열심히 읽어 나간다 한들 이미 6년 전부터 읽은 사람의 독서량을 과연 따라갈 수가 있을까?
그것은 매우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까지 6년간 책을 읽은 사람 또한 그대로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책을 읽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난 여기서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어떤 일이든지 꾸준히 쉬지 않고 실천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는 세월이 흐른 뒤에는 반드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가만히 앉아서 좋은 결과를 기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지금도 시간은 소리 없이, 그리고 속절없이 계속 무정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