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문병

[사고력신장 창작동화]

by 겨울나무

지은이가 뜻밖의 교통사고로 입원을 한 지도 벌써 열흘이나 지났습니다.


지은이네 반에서는 문병을 가보자는 아이들이 차츰 늘어가자 긴급 임시 학급 회의를 열게 되었습니다.


먼저 학급회장인 동철이가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지은이가 입원을 한 지도 벌써 열흘이나 지났습니다. 그래서 문병을 가자고 성화를 부리는 친구들이 많아짐에 따라 문병을 가게 된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사 가지고 갈 것인가에 대해 좋은 의견이 있으면 서슴지 말고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맨 먼저 영란이가 벌떡 일어나서 의견을 말했습니다.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지은이는 공부도 잘하지만, 그동안 우리 반을 위하여 열심히 일해온 착한 어린이입니다. 그리고 마음씨도 아주 착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무도 문병을 가지 않았다는 것은 도리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이라도 문병은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란이의 말에 아이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손뼉을 치며 찬성하였습니다. 그러자, 회장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오늘 방과 후에 당장 문병을 가는 것으로 결정해도 괜찮겠습니까?”


“예, 좋습니다!”


“저도 찬성입니다!”


반 아이들은 이번에도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모두 좋아하며 찬성하였습니다.


“네, 좋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다 같이 가야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몇 명씩 나누어서 가야 하는지 문병을 가는 방법에 대해 의논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회장의 말에 이번에는 형일이가 일어나서 말했습니다.


“지은이는 다리를 좀 심하게 다쳤기 때문에 아직도 걷지를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다는 얘기를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럿이 한꺼번에 가는 것보다는 몇 명씩 조를 짜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형일이의 말에 이번에는 혁준이가 반대를 하고 나섰습니다.


“형일이의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럿이 한꺼번에 한 번만 가는 것이 지은이를 덜 괴롭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은이 같은 환자는 되도록이면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들이 따로따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문병을 가면 그건 문병이 아니라 오히려 환자를 더 괴롭히고 귀찮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혁준이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듯, 여기저기서 제멋대로 떠들어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옳소!”


“저도 혁준이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아닙니다! 그래도 따로따로 가는 것이 조용해서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아닙니다! 그래도 한번에 다 같이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의견이 이렇게 둘로 엇갈리자, 회장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여러분! 좀 조용히 하십시오! 그럼 이 문제는 거수를 하여 다수결로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장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회장이 손을 든 아이들의 수효를 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함께 가자는 아이들의 수효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병실에 한꺼번에 다 같이 몰려 들어가면 시끄러울 것이라며 몇 명만 병실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복도에서 기다렸다가 조를 짜서 번갈아 들어가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무엇을 사 가지고 갈 것인가에 대해 의논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영란이가 다시 일어났습니다.


“지은이는 평소에 바나나를 아주 좋아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나나와 딸기 같은 과일을 좀 사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란이의 의견에 이번에는 혁준이가 반대를 하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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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의견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은이가 아무리 바나나와 딸기 같은 과일을 좋아한다지만, 그런 과일들은 다른 사람들이 문병을 올 때, 이미 많이 가지고 왔기 때문에 별로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이란 먹으면 금방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먹을 것보다는 지은이는 원래 독서를 좋아하니까 재미있는 동화책을 몇 권 사서 가지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형일이가 일어나서 말했습니다.


“영란이나 혁준이의 말대로 먹을 음식이나 동화책을 사 가는 것도 좋긴 합니다. 그러나 입원실에는 항상 먹을 것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또, 아무리 지은이가 책을 좋아한다 해도 지금은 다친 상처가 심해서 책 같은 것도 읽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몸이 고통스럽게 아픈데 먹고 싶은 게 어디 있을 것이며 동화책이 어떻게 머리에 들어가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런 것보다는 차라리 지은이가 좋아하는 인형 같은 장난감을 사 가지고 가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여러 아이들의 의견을 잠자코 듣고만 있던 문희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문병을 가는 목적은 지은이를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돈을 모아서 무엇을 사 가지고 간다면 문병이 되기는 커녕, 어쩌면 지은이의 마음이 더 무겁고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은이를 정말 즐겁게 해 주기 위해서는 먹을 것이나 동화책을 사 가지고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빈 몸으로 가서 조용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든지 그동안에 있었던 학교 소식을 전해 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희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아이들은 대뜸 여기저기서 떠들며 벌떼처럼 덤벼들었습니다.


“야, 그걸 말이라고 하냐? 어떻게 문병을 가는데 빈손으로 가니?”


“야, 거기가 무슨 커피숍인 줄 아니? 빈손으로 이야기나 하러 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이야.”


“솔직하게 돈을 내고 싶지 않으면 돈이 없다고 그래라!”


그 바람에 문희의 얼굴이 금방 빨갛게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이 좀 조용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이번에는 민호가 일어났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요?”


민호의 말에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민호에게로 쏠렸습니다.


“그럼 우리들이 돈을 좀 더 넉넉히 걷어서 먹을 음식도 사고, 동화책도 사고, 그리고 장난감도 사 가면 간단하지 않습니까?”


그러자 아이들이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시끄럽게 제멋대로 떠들어 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야, 너 지금 너의 집에 돈 많다고 자랑하고 있는 거냐?”


“그래, 맞아. 돈이 그렇게 많으면 그럼 네가 다 사 가지고 가지 그러니!”


“우리들이 문병을 가자고 그랬지, 언제 일선에서 고생하고 계신 국군 장병 위문이라도 가자고 그랬니?"


“…….”


그 바람에 모처럼 한마디 말을 꺼냈던 민호는 금방 민망해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대꾸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회의는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구구한 의견 때문에 좀처럼 끝이 날 줄을 몰랐습니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오늘 당장 문병을 가기는 아예 틀린 일인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 )






< 더 생각해 보기 >


1. 영란이는 교통 사고로 입원을 한 지은이가 마음씨도 착하고 공부도 잘하며 학급을 위해 열심히 일하였기

때문에 반드시 문병을 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영란이의 주장은 과연 옳은 것인지요? 여러분의 생각을

말하여 봅시다.

2. 환자의 부담을 덜 주기 위해 문병을 할 때,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따로따로 나누어서

가는 것이 좋을까요?


3. 지은이네 반 아이들은 문병을 갈 때, 사 가지고 가야 할 선물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사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4. 문희는 물건을 사 가지고 가는 것보다는 빈손으로 가서 환자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자고 하였습니다.

문희의 의견에 대해 느낀 점이 있으면 말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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