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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Mar 08. 2021

개는 왜 웃지 못할까?

[사고력 신장 창작동화]

조금 전에 밖으로 놀러 나갔던 선주가 안색이 하얗게 질린 채, 급히 집으로 뛰어 들어오며 엄마를 찾고 있었습니다.   

  

“엄마! 엄마!”     


“에그머니나 깜짝이야. 갑자기 전쟁이라도 난 거니?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야단이니?”     


그때, 마침 앞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던 엄마가 눈이 둥그렇게 되어 물었습니다.     


그러자 선주가 숨을 헐떡이며 대답하였습니다.


“엄마, 나 말이지. 조금 전에 하마터면 개한테 물릴 뻔했단 말이야.”     


“뭐, 뭐라고?”     


엄마는 그제야 깜짝 놀란 눈으로 선주를 바라보며 되물었습니다.     


“그래? 그럼 정말 물리지는 않았고?”     


"응, 그렇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꼼짝없이 물릴 뻔 했단 말이야.“     


“그래? 그거참 다행이구나. 엄만 정말 물린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그래, 어쩌다가 어떤 개한테 물릴 뻔했는데?”   

  

엄마는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됐는지, 바짝 긴장했던 얼굴색이 다시 펴지면서 다시 물었습니다.    

 

“친구들하고 밖에서 놀다가 집으로 급히 뛰어오고 있는데, 글쎄 갑자기 어떤 집 개가 뒤에서 으르렁거리면서 쫓아오고 있지 않겠어.”     


“그래서?”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간이 콩알만큼 작아져서 그 자리에 꼼짝없이 가만히 서 있었지. 그랬더니 글쎄 개가 되돌아 가지 않았겠어. 어휴 얼마나 놀랐다고.”     


“어이구, 하마터면 정말 큰일 날 뻔했구나. 그러기에 앞으로는 개가 쫓아올 때는 뛰지 말란 말이야. 개는 뛰어가는 사람을 보면 물려고 쫓아 오는 습성이 있는 거란 말이야.”     


“정말 가만히 서 있으면 안 물어?”     


“그렇다니까.”     


“으응, 어쩐지 내가 뛸 때는 사납게 쫓아 오면서 금방 물려고 덤벼들다가도 가만히 서 있으니까 되돌아 가더라고.”     


선주는 이렇게 설명을 하고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난 듯 다시 물었습니다.     


“엄마.”     


“응?”     


“그런데 참 이상하잖아?”     


“뭐가 이상하다는 건데?”     


“개는 왜 사람이 뛰면 물려고 덤벼들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 물지를 않을까?”    

 

“호호호……. 글쎄다. 왜 그럴까? 그건 엄마도 잘 모르겠는걸.”    

 

엄마는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지 금세 난처한 얼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선주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으음, 이제 알겠다! 사람이 뛰어가는 걸 보면 혹시 도둑인 줄 알고 물어뜯을려고 덤벼드는 게 아닐까?”     


"글쎄에, 어쩌면 네 말대로 그런 것 같기도 하구나.”     


엄마는 이번에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에이, 엄마는 뭐든지 글쎄야?”     


“호호호……. 글쎄, 엄마가 개에 대해서 뭐 아는 게 있어야 제대로 시원스럽게 설명을 해주지 않겠니?”     


선주는 그런 엄마를 잠시 바라보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생글생글 웃으면서 다시 엄마를 불렀습니다.     


“차암, 그런데 엄마!”     


“또 뭔데?”     


“그런데 개들은 왜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웃지를 않지?”


“뭐어? 개가 웃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니?”     


“개가 성이 나면 무섭게 으르렁거리면서 낯을 찡그리고 털까지 바짝 세우면서 덤벼들거든. 그런데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난 아직까지 웃는 개를 본 적이 없는걸.”     


“호호호……. 원 묻다묻다 나중엔 별 걸 다 묻고 있네. 네가 몰라서 그렇지 개가 왜 웃지를 않겠니?”  

   

“그럼 개가 웃는다고?”     


"그러엄, 반갑거나 기분이 좋을 때는 멍멍 짖거나 꼬리를 몹시 흔들지 않든?“    

 

"그게 웃는 거라고?”    

 

"그러엄, 개는 사람처럼 ‘하하하' 하고 소리내어 웃지를 못 하는 대신 그렇게 웃는 거란다.”     


“그래? 그럼 엄마, 그렇다면 꼬리가 없는 개는 어떤 방법으로 웃지?”     


“꼬리가 없는 개가 어디 있니?”     

“왜 없어? 저번에도 학교에 가는 길에서 내 눈으로 직접 보았는걸. 토끼처럼 아주 짧은 꼬리를 꽁무니에 매달고 잘 흔들던데?”    

 

“호호호……. 그런 개야 뭐 꼬리를 칠 수 없는 대신 반갑거나 기분이 좋을 때는 더 많이 짖어대겠지.”     


“그래애? 그게 짖는 거지 웃는 건 아니잖아?”     


“글쎄다. 엄마도 모르니까 그런 이야기는 이제 그만 좀 하자꾸나.”     


“……?”     


엄마는 귀찮다는 듯 이렇게 대꾸하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선주는 여전히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답답한 듯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동물들의 웃는 모습이나 우는 모습에 대해서도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닭, 돼지, 참새, 소, 염소……등,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다시 다른 궁금한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참새가 짹짹거리며 지저귀면 사람들은 참새가 운다고들 하는데 그럼 그런 새들이 좋아서 웃을 때는 어떻게 웃는 것일까? 생각할수록 점점 더 선주의 머릿속은  아리송해지기만 하였습니다. ( * )           





         

< 더 생각해 보기 >     


1. 개들은 뛰는 사람을 발견하면 사납게 쫓아오며 물려고 달려듭니다.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한 대로 이야기해

    봅시다.     


2. 모든 동물들은 기분이 좋으면 소리를 내어 크게 웃습니다. 그럼 개는 기분이 좋을 때 어떻게 웃을까요? 

   생각한 대로 이야기해 봅시다.     


3.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흔히 사람들은 운다고 말합니다. 그게 맞는 말일까요? 그렇지 않다면 모든

    새들은 기분이 좋을 때 어떻게 웃을까요?     


4. 개, 돼지, 닭, 참새, 염소 등, 동물들이 슬플 때 우는 소리와 기분이 좋을 때 우는 소리를 아는 대로 적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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