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꽃계남

[분단의 비극, 그리고 달라진 언어의 비극]

by 겨울나무

한창 저녁 준비를 하고 있던 아내가 성길 씨를 향해 불쑥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는 서울의 집값이 너무 뛰어서 서울 인구가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니까. 집값뿐이겠어? ① 동고값도 너무 올라가고 있으니 특히 젊은 사람들이 배겨나겠어?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집값이 싼 지방으로 내려가니까 그런 거지.“


”우린 그나마 좁긴 해도 그때 이런 집이나마 얼른 장만한 게 여간 다행인 것 같아요. 그쵸?“

”누가 아니래. 이런 ②문화주택이나마 마련한 게 다행이고말고. 아마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 봐. 북한에서도 더이상 버틸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지방으로 나가는 ③ 꽃계남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그래요? 그럼, 거기서 사는 사람들은 대개 어떤 직업을 가지고 먹고 살아요?“


”대부분 ④ 매대를 하는 사람들인 모양이더라구. 그리고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노력동원에 끌려다니면서 손바닥이나 어깨에 ⑤ 떡살이 박히도록 죽도록 일만 하는 거고.“


”그렇구나! 그런 걸 보면 살아가기가 만만한 나라는 아무 데도 없는 것 같아요.“


”아암, 그렇고말고. 그리고 일을 해야 하는데 ⑥ 뚜꺼먹거나 ⑦건승맞게 하면 당에 충성심이 희박하다고 비판을 받거나 제대로 량식 배급을 받기가 어렵거든.“

”그런 걸 보면 그래도 우리나라가 아직은 살만한 나라 같아요.“


”그렇고말고.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이거든. 여보, 나 그런 이야기 하다 보니 자기 목이 타는데 ⑧애네키모 한 잔만 끓여줄 수 없소?“


”금방 식사를 할 텐에 식사한 다음에 드시지 않고 지금 드시려고요?“


”응, 갑자기 목이 타서 그래.“


“알았어요. 그럼 금방 끓여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요.“


성길 씨는 입맛을 쩍쩍 다시며 애네키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





※ 참고


① 월세, 전세 ② 연립주택 ③ 평양을 쫓겨난 사람 ④ 장사

⑤ 굳은살 ⑥ 정당한 이유없이 일을 나가지 않다.

일을 대충대충하다

. ⑧ 아메리카노

keyword